14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정지윤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비선실세’로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61)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해선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추징금 429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에 대해선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 신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특검과 검찰은 “최씨에 대한 엄중한 단죄만이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판부가 이같이 최씨에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구형하면서 “최씨는 대통령과의 오랜 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왔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과 공모해 300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수수했다”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십분 활용한 비선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의 실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어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유산으로만 알고 있던 정경유착의 병폐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 직무의 공공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감 사실은 형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최씨가 내내 혐의를 부인하면서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더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특검은 밝혔다. 특검은 “최씨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별다른 근거도 없이 특검과 검찰을 비난하는 태도를 보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을 하지않을 수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이라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양심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후대의 대통령들이 헌법과 법률에서 부여하는 권한을 행사하고 책무를 다함에 있어서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준엄한 교훈이 될 수 있도록 재판부가 최씨에 엄한 처벌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최씨가 뇌물을 받은 금액을 박탈하기 위해서라도 추징금 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정유라씨 승마 훈련비용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됐다.
최씨는 현대자동차·두산·한화·LG 등 다른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게 한 혐의(직권남용·강요) 등 총 18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혐의들은 특검과 검찰이 기소한 것으로 나뉘어 있어서 이날 결심공판은 특검과 검찰이 각각 의견을 진술하고 함께 구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