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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일지의 증거능력] 검찰, 이재용 항소심 비판 “장시호보다 책임 가볍다는 거냐”

성령충만땅에천국 2018. 2. 8. 04:18

검찰, 이재용 항소심 비판 장시호보다 책임 가볍다는 거냐

등록 :2018-02-07 22:27수정 :2018-02-07 22:43

 

안종범 수첩 불인정 등 모순 지적

차은택 21억 횡령에 3년 실형인데
이재용, 백번 양보해도 집유 안돼
삼성 합병도운 문형표 유죄 등
무죄 선고 장애물은 언급도 안해
국정농단 재판 증거 안종범 수첩
이번엔 합리적 근거없이 부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13(재판장 정형식)의 판단에 대해 법리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대단히 잘못된 판결이며, 반드시 시정될 것으로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장심사나 구속적부심 등 수사 과정이 아닌, 본안 판결에 대한 검찰의 공개적 반발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며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한 차장은 먼저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데 대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항소심 판결은 김종이나 장시호, 문형표 등 다른 국정농단판결에서는 모두 증거능력과 증거가치를 인정해서 판결에 중요하게 반영해온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다른 재판부와 달리 합리적 근거 없이 무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종범 수첩에는 이재용-박근혜 독대에서 승계와 관련된 청탁 내용, 최순실을 통한 승마 관련 전달 사항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이 수첩의 정확도는 다른 사건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안종범 수첩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은 결탁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은 향후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판결을 앞두고 이번 재판부 판단의 문제점을 명확히 드러냄으로써 논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차장은 특검이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이 부회장 재판을 검찰이 비판한 이유에 대해 이 부회장 사건과 검찰이 공소유지를 하고 있는 최순실 사건 등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뇌물액을 363000여만원으로 축소 산정하는 등 노골적인 봐주기로 일관한 재판부의 판단에도 강도 높은 질타를 보냈다. 한 차장은 판결문을 보면, (이 부회장이) 20억원짜리 () 비타나나 7억원짜리 라오싱을 (최순실씨에게) 사준 건 판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억원짜리 말을 공짜로 탄 사용 이익을 재판부가 계산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또 재판부는 이재용 승계작업이 없었다고 하면서도, 지금까지도 수감되어 있는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서는 판결문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이재용에게 (여러 혐의에 대한) 무죄를 선고하는 데 장애가 될 만한 것들은 언급 자체를 회피했다고 꼬집었다.

한 차장은 이어 백번 양보해 항소심에서 인정된 뇌물공여·횡령액 36억원만으로도 절대 집행유예가 나올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정농단 사건에서 장시호(최순실씨의 조카)씨에게는 2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고, 차은택씨는 21억원 횡령으로 3년 실형이 선고됐다. 장시호·차은택보다 이재용·장충기의 책임이 더 가벼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형평성을 무너뜨린 항소심 판결의 심각한 부당성을 부각한 것이다.

 
한 차장은 이달 13일 선고가 예정된 최순실씨의 1심 판결은 이재용 부회장한테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판결로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범죄사실이 그대로 포함돼 있다최순실씨의 뇌물 혐의에 유죄 판단이 나오면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이 명백히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 부회장 항소심의 잘못된 결론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기회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1338.html?_fr=mt2#csidx64fb98cbc52c71c8d0d31f8706a95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