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한 어머니의 몸부림은 어쩌면 당신을 위한 몸부림이기보다 어린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 모른다. 어머니의 까칠까칠한 손, 굵은 손마디 마디와 비틀어진 손가락이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손.
쥐치공장을 다녀야 했던 엄마의 몸에는 늘 쥐치의 비릿한 냄새가 났다. 언젠가 그러한 어머니를 향해 “엄마 몸에서는 항상 비린내가 나!”하고 짜증을 낸 적이 있다. 그 말에 어머니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나는 기억에 없다.
하지만 그 말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후회하는 말이 되었다. 지금도 내가 어머니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비릿한 그 냄새가 나를 키우고 우리 형제들을 키웠는데 나는 다른 친구들의 엄마처럼 화장품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때 겨우 사십대였던 엄마였다.
그 엄마에게 나는 화장품 냄새가 나지 않고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어버이 날이다. 꽃 한 송이 들고 어머니 산소에 다녀와야겠다. 지금도 나는 엄마의 산소에 가면 이것 좀 도와달라, 저것 좀 도와달라고 사정을 한다.
그리곤 아직도 엄마에게 매달리는 내 자신을 보며 혼자 웃는다. 이제 내 나이가 그때의 어머니 나이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렇게 엄마가 그립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늙지 않는가 보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보다 더 진한 표현이 ‘죄송합니다’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어머니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야 어느 자식인들 예외가 있을까 만은...
by 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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