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방언의 은사(콩트)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4. 4. 17:43

방언의 은사(콩트)|소설, 콩트, 에새이, 칼럼

은혜 | 조회 16 |추천 0 |2019.02.06. 14:28 http://cafe.daum.net/seungjaeoh/J74U/69  
      

이신자 자매와 김동식 형제 부부는 새 신자였다. 그러나 그들은 교회의 새신자 공부에도 빠지지 않았으며 구역예배에도 충실하게 참석했으므로 신앙이 눈에 뜨이게 좋아졌다. 그런데 이 신자 자매의 고민은 다른 사람만큼 유창하게 기도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기도를 해도 5분 이상 할 내용이 없었고, 또 자기가 하는 기도는 무엇인가 어긋나서 하나님께 상달 될 것 같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기도를 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그녀의 기도제목이었다

이것을 안 박 권사가 그녀를 기도원으로 데리고 갔다. 거기서 간절히 기도하면 방언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기도원장의 간단한 말씀 증거가 끝나자 원장은 찬송가 280장을 부르자고 말했다. 모두 두 손을 들고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주 나를 외면하시면 나 어디 가리까?/ 내 죄를 씻기 위하여 피 흘려주시니/ 곧 회개하는 맘으로 주 앞에 옵니다.

3절까지 찬송이 끝나자 이제는 모두 손을 든 채 주여!, 주여!, 주여!”하고 주여! 3창을 했다. 다음에는 통성 기도가 시작되었다. 이 자매는 이런 일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머리칼이 쭈뼛쭈뼛 일어서고 가슴이 마구 떨렸다. 이러다가 신들린 사람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염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도를 잘해보려고 마음먹고 온 것이었기 때문에 정신이 아찔한 가운데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덩달아 소리를 내며 기도를 시작하였다. 그러는 중 자기도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옆에서 기도를 하고 있던 박 권사가 이 자매에게 자매는 방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은사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 그녀는 방언 기도를 하게 되었다. 방언을 받자 곧 자신에게 변화가 왔다. 이상하게 기도할 때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었다. 그 뿐 아니라 시간만 나면 기도하고 싶어져 어떤 골방이든 찾아가 기도를 했다. 나를 위해, 남편을 위해, 친구를 위해, 교회를 위해,누군가가 자기에게 기도 부탁을 해주었으면 하고 안달이 났다.

하루는 남편에게 말했다.

나 교회의 철야 기도회에 나가면 안 될까? 금요일 밤인데 12시까지는 돌아올 수 있데.”

잠이 부족하여 괜찮겠느냐고 걱정했지만 김동식 집사는 허락하였다. 그런데 한 달 쯤 되자 이 자매는 자기가 건의해서 화요일 낮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기도회 모임을 갖자고 했는데 자기가 제안해서 만든 것이니 허락해 달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이 모임은 각 선교사들의 기도 제목, 또는 교인들의 기도 제목, 대학 진학할 학부모들의 기도 제목 등을 다 모아 응답을 받기까지 기도로 돕는 모임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고?”

그녀는 탁아소 원장이었다.

하루 두 시간인데 직원에게 맡기지요 뭐. 그것은 나의 일이요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당신에 맡긴 어린애들을 그렇게 버려두어도 되는 거요?”

남편은 뭔가 좀 불안해 졌다. 구역 인도를 하는 장로 내외처럼 교회에서 무슨 일이나 상담하고 싶고 든든한 의지가 되는, 그리고 평범하면서도 삶 전체가 하나님께 바쳐진 것 같은 그런 신자로 살 수 없을까하고 생각했다.

기도 모임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아내는 날마다 새벽 기도를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좀 잠을 덜 자기만 하면 새벽 기도 끝나고도 가정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싫은데. 화목하는 것이 제물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 말씀도 있는데 어쩔 수 없지 뭐. 그러나 나는 점차 당신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성경을 묵상하는 시간도 없이 그렇게 바쁘게 살면 자기가 원하는 것만 간구하는 기도가 되지 않을까?”

나는 안타까워요. 당신이 정말 구원을 받으려면 기도해야 해요.”

이 신자 자매는 막무가내로 새벽 기도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 자매에게 몸의 피로가 쌓이는 것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탁아소 학생들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남편도 사업에 의욕을 잃기 시작하였다. 남편과 만나는 시간과 대화하는 시간도 줄었다. 그러자 그녀는 더 하나님께 매달렸다. 자기 기도에 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도원에 가는 일이 더 많아졌다.

남편이 하루는 출근 시간을 늦추고 아내와 마주 앉았다.

여보. 나는 믿고 구원 얻은 사람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 지 알고 싶어. 교회가 요구하는 것을 다 하는 것, 그것이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란 말이요? 내 육감은 우리가 믿지 않았을 때가 더 행복했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때?”

김동식 형제의 태도는 이번에는 진지하였다. 그러나 식탁에 마주 앉았던 아내는 잠을 못 이기고 고개를 꾸벅하며 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