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양 ‘기적의 생환’
수색견 신호 받은 박상진 원사
실종장소 반대편 산에서 찾아
“조은누리니” 묻자 “네” 대답
구조 후 생수 5통 모두 마셔
충북 청주 야산에서 어머니 등과 등산을 갔다 실종된 조은누리양(14·사진)이 10일 만에 산속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발견 지점은 조양이 실종된 장소서 직선으로 1.7㎞ 정도 떨어진 곳이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일 오후 2시30분쯤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수풀 속에서 조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양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수색 지원에 나선 군 수색견이다. 군 관계자는 “군견을 데리고 조양을 처음 발견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원사는 ‘수색견이 구조 대상자를 발견했을 때 보내는 신호를 보고 일대를 살폈는데 3m 떨어진 바위 구석에 조양이 앉아 있었다’고 했다”며 “박 원사가 다가가 ‘조은누리니’라고 묻자 조양이 ‘네’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박 원사는 군복을 벗어 조양에게 입혀주고 같이 수색한 병사 1명과 조양을 번갈아 업고 700m를 하산했다. 경찰은 조양이 구조된 후 탈수 증세로 500㎖ 생수 5통을 모두 마셨다고 설명했다.
조양은 현재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조양을 진료한 김존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양쪽 팔과 다리, 등에 찰과상을 입었고 탈수 증상은 열흘간 먹지 못했던 아이치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조양 발견 지점은 실종 추정 지점에서 1.7㎞,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920m 떨어진 곳으로 주변에 등산로가 없는 수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당초 조양이 어머니와 떨어져 가기로 했던 목적지는 무심천 발원지에서 산 아래로 1.2㎞ 떨어진 지점이었지만 발견된 곳은 무심천 발원지를 통과해 산 정상을 지나 보은군으로 이어지는 반대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양이 하산하던 중 방향을 잃고 반대로 산 정상을 등반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발견 지점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며 “지난달 29일과 31일, 이달 1일 드론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수색했던 지점이었지만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양은 실종 기간 장맛비와 폭염 속에서 10일 넘게 버티며 기적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이 지역에는 호우주의보(3회)와 폭염주의보(3회), 폭염경보(4회)가 잇따라 발령됐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어머니 등 일행과 등산하러 갔다가 실종됐다. 계곡 옆 평평한 곳에 돗자리를 펴고 놀던 이들은 사건 당일 오전 10시15분쯤 무심천 발원지를 찾아 산책에 나섰지만 500m 정도를 걷던 조양이 오전 10시30분쯤“벌레가 많다”며 돌아가겠다고 했다. 조양 어머니는 “물놀이 장소에 돌아가 있으라”며 조양을 내려보냈고 이후 조양은 행적이 묘연했다. 경찰과 소방, 군은 합동수색본부를 구성하고 구조견과 열화상카메라를 탑재한 드론 등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