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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누리양 빠르게 회복 중…경찰 “비 등으로 수분 공급돼 생존”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8. 3. 08:17

조은누리양 빠르게 회복 중경찰 비 등으로 수분 공급돼 생존

등록 :2019-08-02 18:33수정 :2019-08-02 21:36

 

조양 가족 기적이 일어났다. ··시민에 감사
시민들 내 아이 같아 걱정무사히 돌아와 기뻐
의료진 건강 괜찮아 다음 주 정도 집에 갈 수 있을 것


실종 11일 만에 무사히 돌아온 조은누리양.
실종 11일 만에 무사히 돌아온 조은누리양.

기적이 일어났다.

충북 청주에서 가족, 친구 등과 산행을 하다가 실종된 지적 장애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이 2일 산속에서 발견됐다. 실종 11일 만이다. 조양은 호흡, 맥박이 뛰고 의식이 있는 등 생존 상태였다.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이날 오후 230~40분께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 35 부근에서 조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곳을 수색하던 군 특수견과 장병 등이 조양을 발견했다. 이곳은 조양과 가족. 친구 등 일행의 산행 목적지였던 무심천 발원지에서 직선으로 920m 떨어져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1040분께 조양이 부모 등과 헤어진 무심천 발원지 등산로 중간지점(계곡 입구 520m 지점)에선 1.8~2정도 떨어진 곳이다.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은 발견 당시 조양은 실종됐을 때 입었던 옷과 신발 등을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힘없이 웅크리고 있었으며, 호흡·맥박 등이 뛰는 등 생존 상태였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경찰은 조양을 헬기로 병원에 옮기려 했지만 험한 산악 지형이어서 보은 119구급대 구급차로 충북대병원에 옮겼다.

병원으로 옮겨진 조양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의료진은 혈액·초음파 검사 등으로 볼 때 탈수, 혈압 등 건강 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찰과상 등이 있지만 관절도 양호하다. 다음 주 정도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종 직전 조양과 가족, 친구 등 일행.
실종 직전 조양과 가족, 친구 등 일행.

조양은 지난 11일 동안 산속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 그동안 이 일대에선 장마, 폭염이 이어졌다. 조양이 발견된 곳은 청주 무심천 발원지 산 너머 보은 쪽이다. 무심천 발원지가 있는 청주 쪽은 벌목한 나무 등을 나르는 임도, 산길 등이 더러 나 있지만, 조양이 발견된 주변은 산을 오를수록 수풀이 우거져 접근조차 쉽지 않다.

산행로를 벗어나 숲으로 한 발짝 정도만 들여다 놓으면 밀림처럼 우거져 있다. 조양 수색에 투입된 특수견이 뱀에 물려 이송됐을 정도다. 이 마을 주민은 원래 산세가 험한 데다 잡목 등이 우거져 제 발로 들어가기 쉽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양은 그동안 이 일대 산속을 헤매고 다니면서 생존했다. 신 서장은 조양이 가족, 일행 등과 헤어져 하행하다 길을 잃고 헤맨 것으로 보인다. 계곡이 있고, 다행히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시로 수분이 공급돼 생존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 이동 경로 등은 조양이 회복돼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특수교육 전문가는 수영 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기초 체력이 있고, 지적 장애 자폐 등이 있지만 살아야겠다는 마음 등 정신력이 강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양 수색에 참여한 군경.
조양 수색에 참여한 군경.

군경 수색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경은 그동안 조양한 데 초점을 맞추고 산 중턱 아래쪽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열화상 감지 장비가 달린 특수 드론을 띄워 밤낮으로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군경, 소방 등은 21212명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지금까지 5797명과 특수견, 드론 등을 동원해 일대를 수색해왔다. 주로 무심천 발원지가 있는 청주 쪽이었다. 수색이 지지부진해지자 정신과 교수, 심리 상담 전문가, 특수 교사 등까지 수색에 참여했다. 군경은 실종 10일째인 지난 1일부터 1000여명을 투입해 청주권역인 무심천 발원지 일대를 넘어 보은 지역 산악도 수색했다. 신 서장은 워낙 산세가 험하고 범위가 넓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군경, 시민 등의 도움으로 생존 상태에서 조양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양의 가족 등은 조양의 무사 귀환을 반겼다. 조양의 가족은 호흡, 맥박이 뛰는 등 생존 상태에서 돌아와 너무 기쁘다. 기적이 일어났다. 아이를 찾아준 군경, 함께 수색하고 걱정해 준 시민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민 조아무개씨는 조양이 내 아이 같아 그동안 숨죽이며 지켜봤는데 무사히 돌아와 너무 기쁘고, 고맙다. 이젠 맘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어머니, 동생, 친구 등 11명과 무심천 발원지로 산행을 가다 중간지점(출발지 520m)에서 날 벌레가 달려들어 먼저 내려간다며 혼자 하행하다 실종됐다. 당시 조양은 일행과 함께 주차하며 물놀이를 했던 계곡 입구 쪽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함께 산행했던 친구 등이 30여분 뒤 도착했을 때 자리에 없었다.

조양의 어머니와 일행 등은 주변에서 조양을 찾다가 나타나지 않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실종 2일 뒤 수배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수색과 공개수사로 전환했으며, 충북장애인여성연대 등 시민단체와 시민 등도 조양 찾기에 나섰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상당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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