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극적인 추측성 폭로로 일부 대중의 역풍을 맞았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이번에는 가수 양준일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손석희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JTBC가 양준일을 의도적으로 띄웠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양준일이 표절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미국으로 도주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은 31일 오후 ‘충격단독 손석희가 띄운 양준일 정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영상에는 유튜브 운영자인 강용석 변호사와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부장,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출연해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양준일이 갑자기 뜨는 게 이상하다’ ‘JTBC가 왜 양준일을 띄우는지 모르겠다’ 등 여러가지 의견을 받았다”며 “슈가맨에 이어 뉴스룸에서는 손석희 사장의 하차 전 마지막 게스트라며 띄워줬다”고 했다.
김 부장은 “양준일의 과거가 미화되고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시대를 앞서갔다’ ‘시대에 탄압을 받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황당하다”며 “미국에서 서빙하다 왔다는 비극적 스토리가 결합되고 미화돼 신드롬이 됐는데, 이건 방송이 한 일이다. 방송은 조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양준일 팬들이 갑자기 생겨났는데, 그들이 양준일을 언제부터 봤냐. 고작 한달”이라며 “그게 바로 미디어에 농락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준일에게 악감정이 있는 게 아니라 미디어 선동에 농락당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양준일이) 시대에 앞서간 천재다? 저는 그가 왜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못하게 됐는지 정확하게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3년 5월 19일에 보도된 신문기사 사진을 공개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에는 “공연윤리위원회는 그룹 ‘잼’의 ‘난 멈추지 않는다’를 비롯, ‘신성우의 내일을 향해’ ‘신승훈의 날 울리지 마’ ‘양준일의 리베카’ 등 13곡의 인기 가요에 대해 무더기로 표절판정을 내렸다”고 쓰여있다. 또 “이들 노래는 심의결과 대부분 미국·일본·홍콩 노래를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표절판정을 받은 노래와 그 노래가 삽입된 CM이나 CF 등은 방송이 불가능해지고 해당 음반도 회수 및 판매금지된다”고 적혀있다.
김 부장은 “이명호의 ‘전원의 이별’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가 먼저 나왔고 제목을 바꿔 재발표를 한 게 리베카”라며 “원곡이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리메리크가 아니라 재활용이다. 그런데 이 두 곡의 작곡가가 같다”고 했다. 이어 “양준일이 미국물을 먹었기 때문에 미국 감성을 넣었다”며 “양준일에게 맞추면서 도입부에는 ‘자넷잭슨-Miss you much’, 노래에는 ‘프린스-Take me with U’를 도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준일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가 아니라, 미국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미국서 뜬 노래를 한국에서 짜집기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강 변호사는 “얼마나 빨리 표절했냐의 차이다. 시대를 어떻게 앞서가냐”며 “양준일이 나와같은 1969년생인데 난 이 사람에 대한 기억이 전혀 안 난다. 모르겠다”고 도왔다.
김 부장은 “그냥 겸손하게 ‘옛날에는 표절했지만 앞으로 열심히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시대를 앞서 간 천재였는데 대한민국 음악 수준이 날 못 받아줬다며 피해자코스프레를 한다”며 “양준일의 코스프레는 팬들도 문제시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들은 양준일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과정에 대해서도 의심했다. 김 부장은 “슈가맨을 통해 갑자기 뜬 게 아니다. 옛날부터 양준일의 아내가 인터넷에서 작업을 해 자가발전한 것”이라며 “팬카페가 어느정도 성장한 다음에도 아내가 일반 팬인 척 ‘너무 멋져요’ ‘양준일은 탄압당했어요’라고 했다. 자연스러운 대중 흐름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는 양준일의 미국 생활을 언급하며 “2001년 은퇴 후 미국으로 간 2015년까지 14년 동안 뭘 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양준일은 같은날 팬미팅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살고 싶다. 현재 책 출판과 음반 발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왜 갑자기 한국에서 살겠다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양준일의 발언들을 다시 들어봐야 한다. 양념 정도가 아닌 왜곡 발언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준일은 미국 USC 경영학과 출신 재원이다. 가수 활동으로 방황했다고 하더라도 왜 미국에서 서빙을 하느냐”며 “1969년생이 차라리 유튜브라도 하지 식당 서빙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거다. 그러니 인생이 추락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 있던 14년간 영어학원을 했다고는 하는데, 엔터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인기가 떨어지면 방황을 많이 한다”며 “그러다가 문제를 일으키고 미국으로 도망간 것이고 할 일이 없으니까 서빙이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것은 숨기고 긍정적인 것을 부각시키는 게 JTBC식 선동”이라며 “방송에서 만들어주는 허상의 이미지에 속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진실을 이야기하겠다는데 김연아, 유재석은 비판하면 안 되고 그런 게 어디있느냐”며 “좌파에서 띄우면 우리는 더 혹독하고 철저하게 검증한다. 양준일도 JTBC가 키웠으니 합당하게(검증하겠다)”라고 했다.
양준일을 겨냥한 가세연 폭로에 일부 네티즌들은 반박하고 있다. 객관적인 자료는 과거 보도된 기사 한 건 뿐이며, 함께 언급된 다른 가수들을 볼 때 양준일이 활동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이유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작곡가가 빛을 보지 못한 자신의 곡을 재해석해 다른 가수를 통해 재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