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유한함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사람이 말년에 추해지는 법입니다.
지금 가진 권력이
새털 같이 알량하다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말년이 괴로운 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고 큰일을
몇 번 겪고 나니 좋은 점도 있긴 합니다.
아무리 어이 없는 경우를 당해도 화가 나거나
쉽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좋다고 해서 희희낙락하지 않고
안 좋다고 침울해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웃지요.
결국 이것도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좀처럼 화가 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화를 담당하는 뇌부분에 굳은살이 박여서
어지간해서는 화가 나지 않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종종
“너는 화가 안 나냐?”는 말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렇지만 화를 내든 안 내든 모두가 지나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 죽는 일이 아니면 모두 괜찮습니다.
그까짓 것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비록
안 좋아보여도 나중에 보면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세상 살면서 화를 내면 결국 내가 상대에게 지는 것이니
길게 보고 크게 보고 넓게 보고 내 마음을
잘 다스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 만큼은 화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그런 아침이기를 소망합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