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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담대한 용기와 결단으로 돌파구 찾을 때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6. 16. 04:26

[사설] 남북, 담대한 용기와 결단으로 돌파구 찾을 때다

등록 :2020-06-15 19:51수정 :2020-06-16 02:41

 

남북정상회담을 하려고 방북한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마중 나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손을 마주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반도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았다. 북한은 이날 기념행사도 열지 않았고, 논평도 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머리발언에서 “남북관계에 난관이 조성되고 상황이 엄중할수록 6·15 선언 정신과 성과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북 모두 충실히 이행해야 할 엄숙한 약속”이며 “어떤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남북이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분단사에서 6·15 선언은 대결·불신의 시대와 화해·협력의 시대를 가르는 전환점이었다. 6·15 선언은 남북이 합의한 남북관계의 이정표이자 나침판이다. 남북이 위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6·15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6·15 선언 1조는 통일 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남북이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해야 한다.

 

보수 언론과 야당은 대북 강경대응을 주문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전례에서 보듯 남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먼저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해 상황 관리를 하고 다음을 모색해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6·15 선언 20돌 좌담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에 최대한 빨리 착수하는 게 위기 탈출의 첫걸음이라고 제안했다.

 

6·15 선언이 나온 과정을 돌아보면 평화는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6·15 선언 바로 1년 전인 1999년 6월15일 연평도 근처 바다에서 남북 해군이 전투를 벌였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마중 나올지 불확실했다.

 

문 대통령은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남북 원포인트 정상회담’(문정인 특보)이나 ‘대북 특사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담대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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