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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칼럼] 한반도에 여당 야당 따로 없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6. 16. 04:58

[성한용 칼럼] 한반도에 여당 야당 따로 없다

등록 :2020-06-15 18:45수정 :2020-06-16 02:40

 

김종인 위원장은 얼마 전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반도 문제 극복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도와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경제 실현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응답을 기대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김 위원장, 김미애 비대위원.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한 옥류관 주방장의 글을 보면 열이 확 오른다.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북한 당국이 시킨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제재로 인한 고통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우리 국민 정서를 건드리면 북한에 대한 동정심과 인내심마저 증발해 버릴 수 있다. 사과하기 바란다.

 

대북전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뭐라고 모욕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건 우리 정부가 시킨 일이 아니다. 우리 체제에서 정부가 민간 영역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 것이다.

 

늦었지만 대북전단 금지법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그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15일 국회에서 특강을 했다.“두 정상은 통일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이룩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데 합의했다. 이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 모델은 1989년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마련한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궤를 같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다.”

 

임동원 전 원장은 1991년 노태우 정부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할 때 협상단의 일원이었다.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은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7·4 남북공동성명’이 천명한 ‘조국 통일 3대 원칙’(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6·15 남북공동선언은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연장선 위에 존재한다. 사실은 노무현 정부의 ‘평화 번영 정책’,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들과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축적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조국의 평화적 통일’이 처음 들어간 것은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헌법’이었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 이후 모든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에 노력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서한다.

 

평화통일은 대한민국의 국론이다.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어떤 생각을 할까?

 

김종인 위원장은 15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한 게 없다. 남한을 제외하고 미국과 직접 교섭을 통해 입지를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그동안 북한 정권의 기본 외교 방향이었다.”“우리가 북한에 여러 가지 협조를 한다고 약속했는데 국제사회의 제약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정부는 보다 강력한 자세로 북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국민에게 천명해주길 부탁드린다.”실망스럽다. 경세가(經世家)로서의 안목이 느껴지지 않는다. 햇볕정책을 ‘퍼주기’라고 비난하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북-미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공세’라고 비판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1990년 3월부터 1992년 3월까지 노태우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북방정책의 실무 총괄은 김종휘 외교안보수석이었다. 김종인 경제수석은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 김종휘 외교안보수석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냉전이 무너진 국제사회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것이다. 1990년 9월 한-소 수교 이후 한-소 경협에서 소련 측 마슬류코프 제1부총리와 경협 규모를 협상한 일도 있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얼마 전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반도 문제 극복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도와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요즘 김여정 제1부부장과 옥류관 주방장의 말을 돌려 읽으며 낄낄거리고 있다. 정말 못됐다. 정파적 이해에 눈이 멀어 자신의 국적을 잊은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경제 실현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응답을 기대한다.

성한용 ㅣ 정치부 선임기자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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