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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자유 목숨과 바꿀 수 없다”, 지금 할 말인가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8. 28. 02:02

[사설] “종교자유 목숨과 바꿀 수 없다”, 지금 할 말인가

등록 :2020-08-27 20:00수정 :2020-08-27 20:25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왼쪽 셋째)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이 27일 대면 예배 금지 조처와 관련해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교회는 정부 방역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예배를 지키는 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교회 지도자들의 간담회 자리에서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교회가 집단감염의 연결 고리라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그래서 예배를 금지한 것도 아니고 비대면 방식으로 해달라는 것인데, 이게 “종교의 자유” 운운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상당수 성당과 사찰은 온라인으로 미사와 예불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교회도 적지 않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개신교 신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7%가 “종교 집회 자제 권고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계 지도자라면 신자들에게 온라인 예배를 적극적으로 당부하는 게 마땅한 일인데, 되레 거꾸로 가고 있다.

 

김태영 회장은 “정부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또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에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피시방, 노래방, 뷔페 등 12개 업종이 문을 닫았다.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지금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교회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고 얘기를 하는 건 상식 밖이다.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모든 초·중·고 학생들이 등교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하객 참여를 제한하며 결혼식을 치르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공동체 붕괴라는 최악으로 치닫는 걸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도, 예배도 공동체 안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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