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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방역 훼방’에 대한 종교적 관점: 종교 자유의 본질은 이웃 사랑 / 장헌권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8. 28. 02:31

[왜냐면] ‘방역 훼방’에 대한 종교적 관점: 종교 자유의 본질은 이웃 사랑 / 장헌권

등록 :2020-08-26 18:02수정 :2020-08-27 02:39

 

장헌권 ㅣ 광주광역시 서정교회 목사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흔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종교계를 강타하고 있다. 가톨릭은 236년 만에 미사를 중단했다. 불교 역시 1700년 만에 법회를 중단하고 있다.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하는 초유의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3월 상황이다.

 

특히 이단 사이비 집단인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 대집단 감염의 통로가 되었다. 한국 교회가 신천지와 같은 교회로 취급을 받기에 교계에서 신천지 교회를 ‘교회’로 사용하지 말기를 청하기도 했다.

 

다행히 방역당국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케이(K)­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지난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교단에서 목사 면직이 되어 실제 목사직은 없다)를 비롯하여 교인 9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대구 기반의 ‘신천지’ 때보다 더 큰 위기 상황이 되었다. 극우 보수단체인 태극기 부대는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오히려 경찰에까지 폭행과 난동을 가했다. 전광훈씨를 비롯한 사랑제일교회 쪽은 “방역수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 “검진을 받지 마라” “이것은 기독교 탄압이다”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말을 믿고 따르는 몰지각한 교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신앙처럼 세뇌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돌아갔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엄중한 상황을 모르고 ‘목숨 걸고 예배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이 많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설교자도 성도도 마스크를 쓰고 50명 이하로 예배를 드리는 곳도 있다. 정부 지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교회가 문제다. 그들의 논리는 “행정명령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권에 대한 무시다.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고 신앙을 선택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가 있는데 어찌 함부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한 이야기인가.

 

헌법의 종교 자유는 절대적 자유로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행정명령은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종교계의 적극적 협조를 촉구하는 것이다. 감염법을 근거로 다른 행사들과 마찬가지로 ‘종교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다. 종교 탄압은 아니다.

 

예수는 “천하보다 소중한 것이 생명”이라고 했다. 또한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다. 교회 다니는 성도들은 일요일이 예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해서 주님의 날, 주일이라고 부른다. 구약성경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애굽기 20:8)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을 십계명이라고 부른다. 근본 교리처럼 철저하게 지킨다. 이 십계명 안에는 “살인하지 말라”(출애굽기 20:13)도 기록되어 있다. 주일을 지킨다는 이유로 살인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교회가 예배를 강행함으로써 코로나19 확진자를 집단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은 때로 생명을 훼손하는 살인이 될 수 있다.

 

예수는 눈에 보이는 건물 예배당을 우상으로 섬겨서는 안 되고 심지어는 “성전을 헐어라”고까지 말씀하셨다. 어느 특정한 처소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수 정신은 사랑의 정신이다. 결국 하나님 사랑으로 주일을 지킨다고 하면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심지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요일 4:21)고 성경은 말한다. 이처럼 기독교는 생명과 평화, 공평과 정의를 본질로 하고 있다. 공동체적이며 공공성을 의미한다. 기독교의 공적 본질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다.

 

광화문 집회에 걸렸던 현수막엔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디트리히 본회퍼 독일 신학자의 말이 인용되어 있었다. 행동하는 신학자인 본회퍼는 철저하게 “타자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예수는 타인을 위하여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것이 본회퍼의 신학이다. 이것이 교회의 공공성이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해 실현되는 소중한 가치다. 교회적 신앙을 사회적 영성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복음화는 바로 인간화이며 사회화인 것이다. 그동안 여러 한국 교회는 교회의 공공성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무책임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집단발생 주요 통로가 종교시설이 되고 있으므로 예배 형태를 전환하길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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