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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극우세력 개천절 집회’ 언제까지 감쌀 건가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9. 24. 07:50

[사설] 국민의힘, ‘극우세력 개천절 집회’ 언제까지 감쌀 건가

등록 :2020-09-23 18:21수정 :2020-09-24 02:14

 

김진태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같은 당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개천절 집회를 열자고 주장한 데 대해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라는 말로 옹호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추석 귀성마저 포기하고 있다. 이런 때에 제1야당의 전직 의원들이 차량을 몰고 나오는 꼼수로 도심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하고, 원내대표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권리’ 운운하며 편을 들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기껏 당명까지 바꿔놓은 국민의힘이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습게 여기는 극우세력의 눈치를 보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드라이브스루는 신속하고 안전한 코로나 진단검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심 끝에 찾아낸 방안이다. 지난달 광복절 광화문집회로 코로나를 다시 확산시킨 극우단체들이 드라이브스루를 개천절 집회에 이용하겠다는 것은 방역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을 모독하는 짓이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런 극우세력의 그릇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결과적으로 부추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과 개천절 집회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생각한다면 결코 꺼내선 안 될 말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소위 극우라는 분들이나 당은 우리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달도 채 안 됐는데 벌써 자신의 발언을 잊었다는 말인가.상식적으로도 광화문 도심에 빽빽이 차량을 몰고 나오는데 교통과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오죽하면 당내에서도 “차 타고 모이신 분들이 ‘카페에서 차나 한잔 하고 가자’ 이러면 그다음 문제가 감당이 안 되는 것”(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겠는가.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민의 지탄을 받는 극우세력을 감싸고돈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개천절 집회를 ‘3·1 만세운동’에 비유하면서 집회 중지도 아닌 연기를 읍소했다. 이래서는 국민의힘이 아무리 극우세력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한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교묘한 말로 극우세력과 다수 국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극우세력과 결별하기 바란다.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 당내 극우세력에 대한 단호한 정리가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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