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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불통, 먹통, 깡통 한국 교회는 희망이 있는가 / 김주용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0. 6. 08:52

[왜냐면] 불통, 먹통, 깡통 한국 교회는 희망이 있는가 / 김주용

등록 :2020-10-05 18:16수정 :2020-10-06 02:40

 

김주용 ㅣ 연동교회 목사

 

한국 개신교 주요 교단의 총회가 끝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나라 전체가 혼란과 불안 속에 빠져 있을 때 각 교단의 총회는 세상에 희망을 주는 회개와 자성의 소식과 함께 화해와 회복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을까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 대신에 한 교단의 총회에서는 교단 헌법 제28조 6항에서 목회자 세습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사유재산화, 가족기업화한 대형 교회의 부자 세습 문제를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세습에 반대한 신학교 총장의 재인준 안건을 악의적인 보복 차원으로 부결시켜, 교단 내부는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장로교단의 총회에서도 사회적 정서와는 동떨어진 목사 정년 연장 안건을 결의하려고 시도했으며, 여전히 구시대적인 사고로 여성 안수를 허락해주지 않았다.

 

세상은 교회가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지켜내며 높은 도덕성을 견인하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 교회는 내외적으로 정치투쟁에 빠져 있고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생각을 사회에 유포하며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부턴가 국민들은 한국 교회를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원흉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는 바이러스 감염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있다. 어느새 교회는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불통 집단이자,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교회가 최고이고 전부라고 생각하는 먹통 집단, 그리고 상식적 대화가 되지 않는 깡통 집단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선교 초기, 의료와 교육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건강과 지식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변곡점 역할을 했다. 그것을 통해 개신교회는 사상 유례없는 성공(2015년 총인구 대비 19.7% 개신교인)을 이루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교회는 상당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단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한국 교회는 어느 한 목사가 신성모독 하듯 발언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말에도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는 교만이 가득한 바벨의 집단이 되었다.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국민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는 가운데 한국 교회는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여전히 교회 성장에만 관심을 갖고 자기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 이기적 집단으로 비치면서, ‘그들만의 리그’에 빠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8월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인터넷 신문기사에 “우리 동네에 사는 기독교인이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댓글에 서로 ‘좋아요’를 누르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발견한다.

 

예수는 성전 안에서 매매하고 환전하는 자들의 상을 뒤엎는 거룩한 의분을 가진 분이었다. 그는 성전 밖이 아니라, 성전 안에서 먼저 의분을 드러냈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세상이 아닌, 우리 자신을 향하는 거룩한 의분이 먼저 필요하다. 우리 안의 잘못과 부정, 타락과 죄악에 회개하고 자정할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한국 교회를 향한 거룩한 의분을 행동함으로써 대사회를 향한 건강한 공동체적 역할을 회복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곳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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