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訴訟]=자유 평등 정의

[사설] 국민의힘, 공수처 출범 언제까지 발목 잡을 건가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0. 7. 03:41

[사설] 국민의힘, 공수처 출범 언제까지 발목 잡을 건가

등록 :2020-10-05 18:16수정 :2020-10-06 02:43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법정 시한을 넘겨 석달째 지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위원 추천을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곧 추천위원을 추천할 것처럼 말을 던져놓고 실제로는 지연책을 쓰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이미 여당은 야당이 추천을 미룰 경우 추천권을 국회로 돌리는 등의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한 상태다. 국민의힘이 지연전술을 거두지 않는다면 법을 바꿔서라도 공수처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공수처는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을 분산·견제하면서 검찰이 눈감아온 권력기관 내부 범죄도 엄정하게 단속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기관이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공수처 출범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열 달이 다 되도록 출범의 전제인 공수처장 인선에조차 손을 못 대고 있다. 법정 출범 시한이 7월15일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야당 교섭단체 몫인 공수처장 추천위원 2명의 추천을 미루고 있는 탓에 아직 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했다.국민의힘은 애초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 결정을 지켜본 뒤 추천에 응할지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을 바꿔서라도 공수처장 추천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압박하자, 그제서야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추천위원을 추천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접촉해 고르고 있다”며 “우리도 곧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보름 가까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대표의 공언을 빈말로 만들면서까지 출범을 막으려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민주당은 김종인 위원장 발언 하루 전날 공수처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상정했다. 이낙연 대표는 5일 “공수처 설치 등의 처리를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공수처법이 바뀌면 국민의힘은 추천위원 2명의 추천권까지 내려놔야 한다. 그런 만큼 명분도 실리도 없는 발목잡기는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정말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걱정하는 것이라면 법의 틀 안에서 추천권을 활용하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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