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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위반’ 의혹 최춘식, “생업으로 수도권 외 거주” 자필 작성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0. 12. 04:42

‘실거주 위반’ 의혹 최춘식, “생업으로 수도권 외 거주” 자필 작성

등록 :2020-10-11 18:06수정 :2020-10-11 21:20

 

[최춘식 아파트거주 의무 위반 의혹]
자필 의무거주 유예신청서 작성 뒤
23일만에 경기도 재전입, 지선 출마
진성준 의원 “선거로 강원도 철원에
살 수 없다는 거 알면서 거짓 작성”
최춘식 의원 “보훈 대상자 분양받아
법률과 절차상 하등의 문제가 없어”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 최춘식 의원 블로그 갈무리

 

‘공공아파트 실거주 의무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가평)이 2014년 입주의무 예외신청을 하면서 자필로 직접 “생업으로 인한 수도권 이외 지역에 거주”를 사유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최 의원이 의무거주 유예를 받기 위해 강원도 철원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23일만에 다시 포천시로 재전입한 뒤 지방선거에 출마했다는 점에서, 실제 강원도에 거주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허위’로 서류를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11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로부터 받은 ‘입주의무 예외사항 확인신청서(안)’을 보면, 입주의무 유예사유에 “생업으로 인한 수도권 이외 지역에 거주”라고 기재돼 있다. 해당 서류는 최 의원의 서명이 담겨 있는 자필 신청서다. 당시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최 의원은 “강원도 철원에서 농사를 짓는다”며 생업으로 인해 의무거주를 할 수 없다고 2014년 1월24일 입주유예 신청을 냈다. 이에 앞서 최 의원은 나흘 전인 1월20일 강원도 철원으로 전입 신고를 한 뒤 23일만인 2월13일에 다시 포천시로 재전입을 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서울 강서을)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때 자필로 작성한 유예 사유 자체가 거짓이다. 당시에 그는 이미 2014년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 출마할 계획이었다. 포천으로 재전입을 한 이유다. 결국 어차피 강원도 철원에서 생업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입주의무 유예 사유를 거짓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이 지역구 밖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였을 때에는 의원직을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춘식 의원이 2014년 입주의무 예외신청을 하면서 자필로 직접 작성한 입주의무 예외사항 확인신청서. “생업으로 인한 수도권 이외 지역에 거주”를 사유로 들었지만, 당시 최 의원은 강원도 철원군으로 전입한지 23일만에 다시 경기 포천군으로 재전입했다. 진성준 의원실 제공

 

최 의원이 위례 공공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음은 본인도 시인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달 16일 낸 보도자료에서 “법령에 따라 시행사로부터 ‘실거주 유예’를 승인받았고, 경기도의원에 당선되면서 실거주 유예는 불가피하게 지속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진 의원은 이어 “최 의원은 불법으로 소유한 아파트를 타인에게 임대하여 수년동안 7천만원에 이르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였으며, 7억원 이상의 잠재적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심이 있다면 당시 LH에 아파트를 다시 매입해줄 것을 신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발하지 않는다면 저나 민주당 차원의 고발도 검토 가능하다”면서 “국토부와 LH는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전국 3만2천400여 공공주택에 대한 이용실태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주택특별법은 공공주택 분양자에게 거주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LH 아파트는 국가유공자 보훈 대상자 자격으로서 분양받은 것이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강원도 철원에 보유한 농지로 영농목적의 입주 유예신청을 했고, 받아들여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민이 가져갈 아파트를 가로챘다고 비판하는데, 보훈처에 할당된 물량을 순서를 기다려 받았을 뿐이다. 토지주택공사가 법률적 검토를 한다고 한 만큼, 이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의 공공아파트 실거주 의무 위반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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