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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인의 ‘수위 높은 사과’, 국민의힘 전체 변화로 이어져야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2. 16. 17:40

[사설] 김종인의 ‘수위 높은 사과’, 국민의힘 전체 변화로 이어져야

등록 :2020-12-15 18:28수정 :2020-12-16 02:43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과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당의 혁신을 약속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그 뒤를 이은 보수정당이 공개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김 위원장의 사과와 반성은 구체적일 뿐 아니라 수위도 높았다. 김 위원장은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며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특혜를 주고 부정한 이익을 취한 사실, 공적 권한이 없는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해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고 권력을 농단한 사실 등을 적시했다. 또 “집권 여당으로서 통치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며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다”고 고백했다. 책임을 두 전직 대통령에게 모두 떠넘기지 않은 것이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면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고도 했다. 이런저런 변명을 달지 않은 김 위원장의 진솔한 사과는 평가받을 만하다.다만 김 위원장의 사과가 국민의힘 전체의 뜻인지는 의문이다. 김 위원장의 사과 전에도 당 안팎에서 강한 반대가 나왔는데, 이날도 반발이 이어졌다. “적폐를 덮어씌운 일부 무책임한 세력에 의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다는 게 나의 소신”(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한다”(홍준표 무소속 의원), “없는 죄를 다시 만든 것이다”(이재오 전 의원) 등의 반응을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김 위원장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에 대해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의원들이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말과 행동이 달랐던 것 또한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사과의 진정성은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의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 등 극우세력과 결별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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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74367.html#csidx84d2ff8840192708bbaccbd09b448f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