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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삶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1. 2. 25. 21:46

긍정적인 삶

 

 

 


 

봄기운이 완연한 아침입니다. 어제는 꽃집에 가서 안개꽃과 튤립을 사가지고 와서 예쁜 화병에 담아 창가에 놓았어요. 하얗고 노란 꽃잎 위에 봄 햇살이 가득 내려앉았는데 얼마나 예쁘던지요.

 

어제는 광주에 사는 후배가 찾아왔어요. 그 후배의 장남은 지금 뇌종양을 앓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 종양이 뇌혈관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수술도 쉽지 않다고 했어요.

 

그래서 후배는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했어요. 마음껏 뛰어놀면서 오직 건강하기만을 바란다고 했어요.

 

그런데 최근에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봤는데 선생님이 시험결과를 발표하면서 후배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00이! 1등!” 했다고 해요. 아이가 “네?”하고 되묻자 “뒤에서 1등!” 했다고 해요.

 

무척 자존심 상하는 말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기막힌 반전이 일어났어요. 아이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진짜 1등을 한 것처럼 두 손으로 ‘V’자를 만들어서 반 친구들에게 멋진 세레모니를 했다고 해요.

 

그러자 반 친구들은 아이의 재치에 손뼉을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해요. 이 얼마나 멋진 반전인가요. 보통, 이 경우는 얼굴이 빨개졌을 일인데 아이는 재치로 그 위기를 넘긴 거예요. 물론 선생님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아이였기에 그런 발표를 했겠지만.

 

그러고서 아이는 “아빠! 아무래도 수학 학원에 좀 다녀야 하겠어요.” 했다고 해요. 참으로 현명한 아이가 아닐 수 없어요.

 

 

 


 

 

 

 

 

 

 

 

 


저는 후배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사회에 나오면 미분 적분 잘하는 아이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이 훨씬 더 성공하더라. 자네 아이는 지금 잘 크고 있는 것 맞네.”

 

사람은 순간순간 자신이 지닌 생각대로 인생의 집을 지으며 살아가는 존재예요. 그 생각이 자신의 미래를 만들고 인생을 만들고 가정도 만들고 사회도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 경직되게 살아요.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응징하고 고소하고 고발하고 독설을 마구 쏟아놓기도 해요. 그러면서 자신은 절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며 살아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가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내 아이가 말을 안 들어도 아프지 않은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다들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고 이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어요.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