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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일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1. 2. 25. 21:48

새벽을 여는 일

 

 

 

 

저는 요즘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그렇게 어렵더니만 이제 습관이 되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열리는 경매시장에 나갈 때는 가급적이면 아들과 함께 나갑니다. 새벽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를 직접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오늘도 새벽 수산물 위판장에 아들과 함께 나갔다가 경매가 모두 끝난 후에 아들과 함께 뜨끈뜨끈한 해장국을 먹으면서 말했습니다.

 

“아들아!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고 못난 사람이 있는 법이다. 아빠는 네가 잘난 사람 앞에서는 비굴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너보다 조금 못난 사람 앞에서는 건방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 직원들을 대하는 방법,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등을 제 경험에 비추어 얘기해 주었습니다.

 

“나는 너에게 유산으로 돈을 물려줄 생각은 없다. 단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그 정신만큼은 가르치고 싶다.”

 

 

 


 

 

 

 

 

아침에 북적이는 시장 골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해장국을 먹으면서 오늘 아빠가 했던 말을 아들은 오랫동안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구를 만나든 겸손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친절해야 한다. 사장은 직원보다 두 배 세 배의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힘들다는 내색을 하면 안 된다. 얼굴에는 늘 미소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말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빠의 삶 속에 그러한 것이 온전히 묻어있어야 아이가 아빠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딱 하나의 소망은 아내에게, 그리고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것입니다. 이것은 너무나 어마어마한 소망이기는 하지만 그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살려고 합니다.

 

새벽 경매시장에 다녀오면 가장 먼저 회사 문을 열고 새벽에 구입한 생선 중에서 그날 손질할 생선을 제외하고 모두 냉동고에 넣습니다. 그리고 하루 계획을 점검하고 책을 읽거나 주변 정리를 하고 있으면 아침 해가 뜨고 직원들이 출근을 합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하루는 무척 길게 느껴집니다. 보람된 하루의 시작이지요. 하루가 무미건조하다고 느껴지는 분은 조금 일찍 일어나 새벽시장에 나가 보기를 권합니다. 최고로 멋진 하루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