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박보영 목사 설교

알젠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김진홍 목사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5. 23. 10:14

김진홍 목사

알젠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2013-5-17

 

지금 나는 알젠틴에 있다.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비행기 타는 시간만 25시간이 걸려 이곳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엔 비행시간이 너무 길어 무척 부담이 되었으나 자다 깨다 하며 책 두 권을 읽으니 알젠틴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엘에이 구간에서 읽은 책은 명지대학 김정운 교수의 < 노는 만큼 성공한다 >는 책이었고, 엘에이에서 브라질 산파울로를 거쳐 알젠틴까지 오는 구간에서 읽은 책은 Tony Jones가 쓴 < The Sacred Way, 되찾은 영성 >이란 책이었다.

김정운 교수의 책에서 저자의 지론은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하고 또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중독에 걸려 놀 줄을 모르는 것이 큰 병이라 지적하였다.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놀이래야 노래방과 폭탄주 밖에 없으니 걱정스럽다. 놀이문화가 없는 사회에서 어찌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겠는가?

토니 존스가 쓰고 최요한님이 번역하여 죠이선교회 출판부에서 출간한 < 되찾은 영성 >은 탁월한 책이었다. 이 책 한 권을 읽은 것만으로도 2주간에 걸친 이번 남미여행이 값어치가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초대교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교회가 발전시켜 온 영성수련전통을 18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서방교회인 카톨릭의 영성수련과 수도원 전통, 동방교회인 정교회의 예수의 기도와 이콘수련전통 등을 상술하고 거기에다 프로테스탄트교회가 선택하여야 할 대안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난 만큼이나 기분이 흡족하다. 우리 프로테스탄트교회가 개혁신앙, 개혁교회를 부르짖고 나온 것은 잘한 일이나, 카톨릭과 정교회의 선배들이 발전시켜 온 영성수련전통까지 버린 듯이 한 것은 큰 오류를 범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제나마 영성훈련의 좋은 점은 더 발전시키고 나쁜 점은 걸러내면서 미래지향적이고 개신교적인 영성수련전통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 생각된다.

 

알젠틴에서(2)2013-5-23

내가 머물고 있는 알젠틴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평야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도시이다. 여기서 산을 찾으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도 700Km를 가야 한다. 700Km길이 산하나 없는 평야이다. 그냥 평야가 아니라 기름진 옥토이다. 땅이 기름진데다 농업용수가 넉넉하다. 이 아까운 땅들은 드문드문 소떼가 거닐고 옥수수 밭이 보이는 것 외에는 거의가 묵혀진 땅이다.

한마디로 이 나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이민을 간다면 알젠틴으로 오겠다. 그런데 지난 날 한국 정부에서 이 나라에 농업이민을 위하여 넓은 땅을 사들였다. 하필이면 비옥하고도 값싼 땅을 다 피하여 선인장조차 잘 자라지 않는 몹쓸 땅을 사들였다. 그래서 수십 년간 그냥 묵히고 있다. 이런 짓이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하는 짓이다. 국민들이 땀 흘려 벌어서 낸 세금을 이렇게 낭비하여 온 한국의 공무원들이다. 좀 과장하여 표현하자면 나라 팔아먹은 역적이 이완용만이 아니다. 나랏돈으로 고르고 골라 몹쓸 땅을 사들여 나라에 손해를 끼치고 국제적으로 나라 망신시킨 그런 공무원들 역시 이완용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에 한인들은 일만 오천 명 가량이 살고 있다. 4~5십 년 전부터 남미 이민 행렬에 끼어 이곳으로 이민 온 한인들은 거의가 의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알젠틴의 패션계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엔 시장바닥에서 행상으로 시작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아 좌판을 차려 돈을 벌고 다시 세를 얻어 가게를 열었다. 가게 안에 침대를 놓고 새우잠을 자며 일하여 세 얻은 가게를 사들여 건물의 주인까지 되었다.

지금 이곳의 한인들은 여기까지 와있다. 지금부터가 문제이다. 유대인들이나 중국인들에 비하여 이민 역사가 짧은 한국인들은 이민생활에 노하우가 부족하다. 한인회도 한인교회도 조금 자리가 잡히고 될 만하면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사심 없고 비전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런 지도력을 한인교회가 감당 하여야 한다. 다행히 한국 이민자들은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웠다. 해외동포 700만 중에 세워진 교회가 4,600교회를 넘어선다.

이민사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교회들이 한인사회를 바로 이끌고 이민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면 유대인 사회 이상으로 발전하여 나갈 수 있다. 한국교회는 한인사회에서 그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배출하여야 한다. 한국교회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그런 지도자들을 길러내지 못하게 되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소위 맛을 잃은 소금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