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수*이동원 목사+목사님들설교

[스크랩] 조정래 목사의 "미국인 교회 목회 이야기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12. 30. 08:32
조정래 목사의 "미국인 교회 목회 이야기: #51 컴퓨터 수리공 Brad이야기

내가 한국교회에서 목회한 경험이 얼마 안 되지만, 그때 가졌던 인상은 한국교인들이 웬만한 일은 교회를 위해 무료봉사하는 것을 기쁨으로 알고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장로라는 직함을 갖고 교회건축일을 하며 건축자제비를 미리 받고 건축은 해 주지 않고 사기치고 도망간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나, 대부분의 한국인 교인들은 교회일이라면 무료로 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미국인 교회에서도 그런가 하고 교회에 나오는 남자에게 나는 농사일에 서투니 목사관의 텃밭을 좀 갈아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목사가 부탁하면, 기쁨으로 알고 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내 부탁을 받은 Jeff가 내 채소밭을 경작해 주었지만, 나중에 “자기 일은 자기가 할 것이지, 왜 남에게 부탁하나?”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다음 부터는 교인들에게 일을 부탁하는 것을 조심하게 되었다....

한번은 목사관의 컴퓨터가 고장이 났는데, 당시에 컴퓨터 수리일을 보던 남자교인에게 수리를 부탁했더니 고쳐 주었다. 나는 속으로, “교인이 목사의 컴퓨터를 고쳐 주면, 공짜로 해 주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수리비가 얼마입니까?”하고 물어보니,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80”입니다.”고 했다.

나는 “$80”을 주면서, “미국사람들은 공과 사가 분명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공짜수리를 바랐던 내 심뽀가 틀렸음을 깨달았다. 목사는 봉급도 받고, 약간의 목회비도 받는데, 거기서 컴퓨터 수리비를 지불하면 되는데, 컴퓨터를 고쳐서 처자식을 부양하는 교인에게서 무료봉사를 바랬던 것은 잘못된 버릇이었던 것이다.

우리 교회에 Brad이라는 40초반의 남자가 있다. 태어날 때 부터 신체장애가 있어 겨우 지팡이에 의지해 걸을 정도로 몸이 약하다.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부모님의 집에 의존해 살고 있다. 다행히 Brad은 컴퓨터 실력을 쌓아 집에서 컴퓨터 수리일을 하고 있다.

나는 Brad이 “컴퓨터를 잘 하여 우리 교회에 봉사하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종종 교인들에게 말하여 Brad 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북돋워 주려 했다.

그런데, Brad은 자신의 컴퓨터 실력으로 교회에 봉사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교회의 모든 컴퓨터를 자기가 마음대로 주무려는 비뚜러진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교회에서 쓰는 무선 인터넷에 비밀번호를 담임목사인 내게도 알려 주지 않았다.

한번은 내가 IPad를 사게 되어, 교회 사무실에서 IPad를 쓸 수 있도록 인터넷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Brad은 복잡하므로 자기가 직접 IPad에 입력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해 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그런데, 비밀번호를 IPad에 넣어준 비용을 $40을 내게 청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믿고 맡겨준 내 컴퓨터와 IPad에 들어가 내 허락도 없이, 한국신문싸이트와 친구목사들의 한국교회 웹싸이트등, 한국말로 된 웹싸이트는 다 차단해 놓은 것이 아닌가?

나는 목회협력위원회 회장에게 Brad과 함께 만나 이 일이 어떻게 된 건지에 대해 들어 보는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Brad은 이 모임에 나오기를 거부했고, 그 다음 부터는 교회를 나오지 않았다.

Brad의 부모님은 우리 교회에서 헌금을 제일 많이 하는 분들로 알려져 있고, 목사알기를 우습게 알고, 교회에서 큰 소리를 치는 사람들인데, Brad이 부모님의 힘을 믿고 자신의 컴퓨터 실력을 갖고 교회 컴퓨터를 마음대로 조종하려 했던 것 같다.

나는 인터넷회사에 전화해서 교회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비밀번호를 교인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사무실에 써서 붙여 놓았다.

이래 뵈도 내가 컴퓨터를 20년 이상 넘게 써 온 사람인데, Brad이 나를 바보로 알고 그런 허튼 수를 썼을까? 아니면, 은촛대를 훔쳐 가다가 경찰에 붙들려 온 쟝발쟌을 알면서도 모른 척 용서해 준 미리엘 신부와 같은 아량과 지혜가 많은 사람이 되어야 할까?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라”는 요한 웨슬레의 말이 생각난다. (We should be rigorous in judging ourselves and gracious in judging others. – John Wesley)
출처 :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글쓴이 : 예수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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