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천국의 체험

성령충만땅에천국 2014. 1. 29. 08:52

 1월의 묵상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자리에는, 내가 그들과 함께 있다. -마18:20-

 

저는 1960년 봄에 기전여자중‧고등학교에 교사로 취직해서 처음으로 ‘다락방’이라는 말씀 묵상집을 소개받았습니다. 이 책자는 각 군 부대, 병원, 교도소, 연구소, 교육기관 등에 보내지는 선교지로 40여 개 국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묵상집입니다. 각 나라 사람들의 간증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당시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소속된 모든 기관에는 이 책자로 직원들이 말씀 묵상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50여 년 동안을 꾸준히 이 책자로 은혜를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책자로 가정예배를 드려 왔는데 먼저 책에 나와 있는 성경 본문을 읽고, 기고자의 간증문을 읽은 다음 기도하고 주기도문으로 마치는 것입니다. 애들이 함께 있을 때에는 부정기적이던 가정예배가 그들이 다 장성하고 우리 내외만 남게 되자 ‘다락방’는 오래 동안 매일 아침 빠지지 않은 가정예배의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저는 1994년부터 2012년까지는 7차례나 이 ‘다락방’의 필자가 된 일도 있습니다. 제가 옳게 말씀 묵상을 하고 있는지 검증을 받고 싶어서 보낸 원고였습니다. 그래서 ‘다락방’은 제 사랑하는 애인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락방’을 사랑하게 된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이서 이 책자를 통해 아참예배를 드리면서 유익한 점을 한 둘 찾아낸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홀수 날은 제가, 그리고 짝수 날은 아내가 ‘다락방’을 통해 기도를 하는데 아내의 기도를 들으면서 제가 아내를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부부는 비밀이 없다지만 서로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기도하는 그 음성을 들으며 저는 제가 깨닫지 못한 아내의 놀라운 신앙의 깊이와 자녀들이나 이웃을 향해 가지고 있는 사랑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가 있어 아내와 더 가까워졌습니다. 또 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아내에게 상처를 주어서 사이가 서먹해져 사과하고 용서받고 싶은데 막상 마주 대하면 사과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정예배 시간에 하나님께 제 잘못을 회개하고 제 마음을 열어 그분께 아뢰면 하나님으로부터 용서 받는 기쁨이 제게는 있습니다. 그 땐 제 마음이 홀가분해 지는데 아내도 말없이 저를 받아주는 것 같아 두 사람이 더 행복해 지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그보다 더한 기쁨이 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자 기도하다가 애들의 이름, 병자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머뭇거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기도를 듣고 있던 아내가 곧 바로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한 마음이 되어 합심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있을 때 주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럴 때 이 땅에서 주님이 우리와 같이 계시는 하늘나라를 체험하는 기쁨이 솟는 것을 느낍니다.

 

기도:

하나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다고 말씀하신 주님, 한 마음이 된 우리를 기쁘게 받아 주십시오. 아멘.

UPPERROOM 2004년 11-12월호 표지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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