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눈 먼 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4. 9. 24. 16:37

9월의 묵상

 

무릇, 새가 보는 앞에서 그물을 치는 것은 헛수고이겠거늘-1:17-

 

   새를 잡으려고 그물을 치는데 새가 보는 앞에서 그물을 치면 헛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그 그물에 걸려든 새는 눈 먼 새이거나 불 속을 뛰어드는 불나방입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곳곳에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그 지점에 접근하면 여기저기 경고판이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여기 그물이 쳐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입니다. 또 차에 GPS를 켜고 가면 어김없이 과속 단속에 조심하라는 경고음이 들립니다. 그런데도 그 그물에 걸려 경찰서 교통과에서 <위반사실 및 과태료부과 사전통지서>를 받으면 제가 그 때 잠사 눈이 멀었나보다 라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통지서를 받고 와락 기분이 나빠지며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번에 여수의 음악회에 다녀왔는데 3주가 좀 지나자 범칙금 납부 통지서거 날아왔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으면 제한속도 100km를 고수하고 달릴 수가 없습니다. 모든 과속 차량들이 무섭게 달려와서 내 꽁무니에 바짝 붙어 헤드라이트를 비추거나 위험하게 노선을 변경하여 비껴가기 때문에 차량의 흐름에 나도 따르지 않을 때는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노상에 설치된 단속 카메라를 주의합니다. 과속 단속인가, 교통정보 수집인가, 단순한 CCTV 촬영인가 잘 알아봐서 속도를 주립니다. 과속 단속 카메라는 2·30m 씩 거리를 둔 제1센서와 제2센서를 두어 마지막 카메라에 도착할 때 그 평균속도로 과속 측정을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적어도 카메라 전 60m부터는 규정 속도로 줄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카메라에 놀라서 속도를 줄였는데 이제는 노란 판에 <과속단속>이라고 써진 것 외에는 그렇게 놀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구간에 따라서는 <구간 단속>을 하는 곳이 있어서 긴 구간을 조심합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진입 시의 속도와 구간 평균 속도와 종료시점 속도중 제일 빠른 것을 기준으로 속도위반을 결정한다니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어쩌다 놓쳐서 진입 시의 속도가 높았다면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저는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걸린 것입니다. 과속이 20km 미만만 되어도 범칙금 3만원에 벌점이 없는데 저는 20km(21km)가 초과되어 범칙금 6만언에 벌점 15점이었습니다. 순천원주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여수 쪽으로 나가는 17번 국도였었는데 국도가 너무 잘 닦여 있었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관습으로 제한속도가 80km라는 것을 모르고 101km로 달린 모양이었습니다.

   아내는 노인이 왜 과속을 해서 정말 쓸 데 없는 돈을 물게 하느냐고 짜증을 냈습니다. 제가 꼬리를 내라고 있는데 큰 소리로 화냈습니다.

   “도대체 그 때 내비(GPS)는 무엇하고 있었데요?”

   희생양을 찾기는 찾았는데 제가 그 때 경고음을 못 들었는지 업그레이드를 안 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도:

하나님, 법망을 피하기보다 준수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아멘.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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