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갑질 죽이기

성령충만땅에천국 2015. 2. 7. 14:11

2월의 말씀 산책

요즘 흔히 갑질이리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이는 계약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을 이라 하고 하위에 있는 상대방을 이라 칭한대서 발생한 말로 갑의 을에 대한 부당한 횡포를 말하는 용어이다. 최근 대한항공의 케네디 국제공항에서의 땅콩회항사건이 그 전형적 예이다. 일등석에 탑승했던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호텔사업부본부 총괄부사장이 기내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사무장을 불러 무릎을 꿇리고 비행기를 회항시켜 예정보다 46분이나 출발이 지연시킨 일을 부사장의 직원에 대한 갑질이라고 부른다

 

이런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갑질의 점철이었다. 왕과 신하, 양반과 상인, 주인과 하인, 시어머니와 며느리, 남편과 아내 는 모두 갑·을 관계였으며 이 사이에는 늘 심한 갑질이 있어 왔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신하, 상놈, 하인, 며느리와 아내는 억울하면서도 참아야 했다. 신하가 옳은 말을 간하면 왕은 그에게 귀양을 보냈고 원님이 예쁜 여자에게 수청을 들라할 때 거부하면 약자는 옥에 갇혀야 했다. 첩 자식은 벼슬을 못하고 억울한 종살이를 해야 했다. 시어머니에게는 구박을 당해도 당연 했으며 남편에게는 열녀가 되어야 했다. 아니요.’라고 해야 하는데 라고 말해야 하는가? 인데 아니요.’라고 대답해야 하는가? 지정학적으로 강국 사이에 끼어 살아야 했던 우리는 그것이 주변 어른들이 가르쳐준 약자생존의 지혜로 몸에 익혀진 생활습관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땅콩회항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그녀도 대학생 시절이 있었다.

그녀가 1999년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 석사과정을 받기 전까지는 아주 인상 깊었다는 한 기자의 기사가 있다. 미국으로 교육관련 기획 취재를 위해 그곳에 갔을 때 대학에서 그 기자에게 배정해 준 한국 유학생이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지금 갑질의 주인공이었다. 그때 산 속에 묻힌 코넬대학에서 공부하던 그 청순하고 깨끗했던 여학생이 어떻게 폭력적인 그런 갑질 여성으로 변했는가? 2006년 대한한공 임원직으로 입사하면서 대기업 오너의 가족으로 6,7년 사이에 승승장구 부사장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그 동안 아부하고 부러워하는 사원들 사이에서 겸손을 모르고 자기의 승진은 당연하며 자기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오만이 싹 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의 풍토가 갑질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누구나 자기를 두둔해 주고 변호해 주며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하면 다 그렇게 순종해 줄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경우가 달라진 것이다. 폭발 직전인 들에게 그녀는 먹잇감으로 던져 진 것이다. 동학혁명 직전의 민중들에게는 당근을 주며 성 희롱을 당하던 춘향에게는 암행어사, 이 도령이 나타나 카타르시스를 선물한 것처럼 이제는 전세가 역전 되어 을과 갑이 뒤바뀌었다. 약자가 실컷 갑에게 응징을 요구하며 되레 갑 죽이기를 하게 된 것이다. 병약한 시어머니를 학대하고, 황혼 이혼으로 남편을 골탕 먹인다. 결국 갑질이란 누구나 할 수만 있다면 약자에게 허세를 부려보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다. 백화점에서 600만 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정리를 하고 있던 알바생을 무릎 꿇게 하고 모욕을 주며 자기는 오너의 조카라고 거짓 허세를 부린 일도 있다

 

예수님은 일까 일까를 생각해 본다. 섬김을 받는 입장이면 분명 일 텐데 섬기러 왔다고 말하고 있으니 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할 때 하고 아니요.’할 때 아니요.’라고 말해서 갑들을 당황하게 하였다. 스스로 갑이라고 하는 그들이 어둠 가운데 있는 자신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고 오래 참으며, 측은히 여겨서 갑질을 무색하게 했다는 것은 그분은 언제나 을이면서 갑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고질적인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언제나 갑이었던 예수님이 인자(예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말을 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우리도 그렇게 겸손하고 섬기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세상을 변화 시키는 사람은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다.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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