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복 받은 자여

성령충만땅에천국 2015. 2. 14. 11:53

2월의 말씀 산책

 

 연초에는 모두가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그런데 정작 복이 무엇인지 알고 받으라고 하고 또 감사하다고 답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복이란 추상적인 개념이다. 어떤 복을 받으라고 하는 것인지 막연하다. 재물의 복, 부귀영화의 복, 건강의 복 등을 뜻할 수도 있다. 또 이런 물질적인 것을 초월하는 영적인 복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복은 누가 주는 것일까? 인간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인간이 노력해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복은 위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래서 복 받기를 빈다.’라고 말한다. 복은 보이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이다. 저 사람은 복을 받았다고 누구나 말하는데 본인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본인은 복 받은 것을 감격할 만큼 느끼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게 보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나는 얼마 전 아내가 날씨가 많이 풀렸기 때문에 걸어서 미장원에 갔다 오겠다고 나갔는데 이내 전화가 왔다. 자기가 길에 미끄러져서 넘어졌다는 것이다. 놀래서 나가는데 한 여학생이 또 왔다. “할머니가 현관에서 넘어졌어요.” 같이 내려가서 집 안으로 데려 왔다. 머리 뒤쪽에 주먹만 한 혹이 생겨 벌겋게 부어 있었다. 나도 놀랐지만 아내도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소파에 눕혀 놓았는데 계속 나에게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왜 내가 여기 있어? 어쩌다 넘어졌어? 어디를 가다 넘어졌어? 내가 넘어진 것을 어떻게 알았어? 내가 미장원에 갔다구? 어떻게 데려 왔어?

 

자기가 넘어져서 놀래 전화는 했지만 그 뒤로는 머리를 다쳐 정신 줄을 놓은 모양이었다. 80이 넘으면 늘 건강에 조심을 해야 한다. 특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내 아내의 친구도 목욕탕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되어 누워 있다. 또 어떤 이는 계단에서 굴러 얼마동안 의식을 잃었는데 기억 상실증이 오고 또 치매로 이어져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장수시대가 되었다지만 대부분 80에서 90 사이에 이 세상을 뜬다. 그래서 이때는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사는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아내가 다치기까지 전혀 그런 준비를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뇌 검사를 했다. 의사는 다행히 뇌에는 이상이 없으며 뼈도 다친 것이 없으니 처방 약을 가지고 귀가해도 된다고 말하며 혹 구토증이 생기거나 다른 이상이 생기면 바로 연락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약을 복용해도 두통은 가시지 않고 식사도 하지 못하고 앓아누워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도저히 기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는 매일 아침 기도할 때마다 애들, 그리고 주변의 아픈 사람, 또 교회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었다. 나이 많아서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 그런데 아무 이름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우둑 허니 서 있는 나에게 이 거실을 누가 이렇게 꾸며 놓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놀라서 침대에 가서 눕자고 했더니 자기는 허기지면 두통이 오기 때문에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죽을 좀 먹더니 역겹다고 토했다.

 

다시 응급실로 갔다. 의사는 그동안 뇌혈관에 출혈이 생겼는지 다시 CT 촬영을 해보자고 했다. 드디어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을 때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강열한 느낌이 왔다. 하나님께서 아내가 넘어질 때 그분의 팔로 안아 다치지 않게 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동시에 다시 80대 말까지 우리 부부를 더 살게 하셨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우리에게 백발이 될 때까지 버리시지 않겠다는 음성을 주신 것이다. 우리는 복 받은 자들인 것을 느꼈다.

 

우리가 주의 힘과 능력을 오는 모든 세대에 전할 때까지 우리를 버리지 마소서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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