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쇼핑은 힘이 난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6. 7. 21. 12:00

쇼핑은 힘이 난다|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59 |추천 0 |2016.07.20. 10:35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180 

7월의 말씀 산책

 

     여자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돈 많은 부자의 이야기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백화점에 가면 더 스트레스가 쌓일 것 같다. 나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내가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 아내의 쇼핑에 따라 나설 수밖에 없다. 아내는 백화점이나 시장까지 가는 데는 내가 필요하겠지만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은 내가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싫어한다. 마음 놓고 눈-쇼핑을 하고 다닐 수가 없을 뿐 아니라 하나하나 간섭하니 거추장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백화점에 떨어뜨려 놓고 친구를 만나든지 내 볼 일을 보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아내는 인터넷쇼핑에 재미를 붙여서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나를 대동하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아내는 뇌의 격막하출혈(膈膜下出血)로 입원했다 퇴원한 후로는 쇼핑까지도 의욕을 잃었었다. 말이 어눌해지고, 걸음이 불안정했으며 엉뚱한 말을 자주할 때는 나도 놀라서 퇴원 후로도 아내가 하던 주방 일과 세탁 등 무엇이나 해 주면서 쾌차해지기만을 가다렸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정상 회복이 되었다. 그래서 삼 년만에 미국에 있는 자녀도 찾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미국에 가면 으레 Joe Ann Fabric에 들려 옷감을 사와서 아내는 자기가 원하는 드레스를 디자인해서 입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사치스런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참새가 방앗간을 거저 지날 수 없는 것처럼 직물 상에 들렸었다. 이번에는 식탁 의자를 씌울 천을 샀다. 의자를 너무 오래 썼기 때문에 식탁까지 새로 바꾸자는 것을 내가 의자 카버만 갈아 끼우자고 했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아내는 귀국하자 완전히 옛 습관이 회복 되어 의자 카버를 바꾸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내가 한다고 말은 했지만 나는 완전히 자신이 생기지 않아 가구 수리점을 찾아 카버를 씌우는 부분만 떼어 가져가서 말끔하게 만들었다. 다음부터 아내는 홈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종갓집 김치도 사고, 옥돔, 갈치, 전복, 고등어, 떡갈비, 모싯잎 떡, 성심당 대전부르스 떡, 순천 화월당 찹쌀떡, 사과, 두유, 그러면서 서울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반찬을 만들어 보내주는 매장이 있다는데 그런 곳 좀 수소문 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아내가 의욕을 회복해서 이렇게 쇼핑을 해 주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외출하기도 싫다. 무엇을 먹어도 맛이 없다. 발이 시리다. 살기가 싫다. 이렇게 말 할 때가 제일 싫었었다. 그런데 쇼핑을 시작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내는 홈쇼핑의 결제를 내 카드를 써서 하고 있다. 그래서 돈이 나갈 때마다 문자가 온다.

쇼핑은 음식에 국한하지 않는다. 구두도 사고, , 이불, 다리미, 냄비세트, 주방 세제무엇이든 싸고 신기하면 다 산다. 옷이나 구두 같은 것은 백화점에서 사고도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발 안 샀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받아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하면 된다고 말한다. 아내는 시력이 약해져서 책을 읽기가 힘들다. ‘다락방도 읽으려면 돋보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하루 종일 책도 안 보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TV가 낙이다. 그래서 쇼핑 채널을 보게 되는데 그 선전은 보통이 아니다. 보는 사람 넋을 홀랑 빼버리는 수법으로 선전하며 곧 매진이 된다고 또 매상을 부추긴다.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성경은 말하지만 세상에 발을 붙이고 사는데 유혹을 안 받을 수가 있는가? 친구가 요즘 뜨는 특별자치 시로 이사를 가서 집들이를 갔었다. 요즘 새 집들은 모두 시체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만들어 놓는다. 가구를 가지고 옮길 필요가 없이 붙박이로 집 안에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그곳을 갔다 오자 아내도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 오래 살다보면 벽지도 낡아지고 가구들이 마음에 맞지 않는다. 이사를 가지 않고는 버릴 것 버리고 대청소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내도 우리 인생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이사 한 번 가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다. 이사를 갈 생각을 한다는 것은 큰 용단이다. 정말 삶에 새 힘이 솟는 것인가 하고 가상하게 생각되지만 나는 이사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아내가 이사를 안 가려면 어질어진 가구를 정리하게 정리장이라도 사자고 조른다. 어쩔 수 없이 가구 할인매장에 나가 원하는 것을 구입하기로 했다. 이제는 헌 가구를 버리는 것도 큰일이다. 아파트에서 헌 가구를 버리는 스티커를 사는 것도 문제지만 버리는 데까지 가지고 나갈 힘이 없다. 관리사무실에 달리(dolly)도 없다. 어렵게 이 일을 처리한다.

     우리 부부는 이제는 집안일도 꾀가 나서 쉽게 해보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늦게 일어난 사람이 침대 만들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싫어서 일어나면 한 사람이 침실을 나가기 전에 함께 침대 만들기를 한다.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는 아내가 말한다.

일생에 삼분의 일은 침대에서 보내지요?”

정말이야, 8시간 잘 자는 것도 복이지.”

그런데 우리는 침대를 너무 오래 썼어요. 좀 바꾸면 안 돼요?”

침대 쇼핑까지?”

     나는 아내의 넘치는 새 힘에 깜짝 놀랐다. 순간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친구생각을 했다. 아내에게 잘 해 주라는 당부였다. 집에 돌아올 때 아내 없는 방에 들어서는 것이 제일 두렵다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