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성경 말씀 묵상
7월의 말씀 산책
성경의 잠언 19장에 보면 “게으른 자는 자기의 손을 그릇에 넣고서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워”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나태해졌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다. 첫째는 육적인 나태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는 것도 싫어진다. 아파트에서는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만 해도 나는 그 시설의 무료 이용이 되는데 등록하기가 싫다. 밥 안 먹고 사는 법은 없을까 하고 생각한다. 날씨가 더워지니 매사에 의욕이 없다. 둘째는 영적인 나태인데 무엇보다도 책을 읽기가 싫다. 가만있어도 보내오는 책이 많다. 의욕들이 많아서 나이가 들어도 수필집, 칼럼집, 에세이집, 창작집… 등 책을 출판하여 보내오는데 시력도 나빠졌지만 저녁에 숙면을 못해선지 자꾸 졸려서 읽기 시작했어도 책의 같은 쪽을 계속 보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런데 “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책을 또 주문했다. 주일 밤에 ‘골든 벨’이라는 TV 순서를 보는데 이 소설책이 마지막 골든벨을 울리는 50번째 문제의 해답인 책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통해 영적 성장을 한다고 믿고 있다. 컴퓨터를 켜면 구독 신청을 해놓은 말씀 묵상이 쌓여 있는 것을 본다. ‘생명의 말씀사’에서는 나에게 읽게 하려고 “오승재님을 위한 생명의 삶”을 성경말씀과 함께 해설을 열심히 적어 올리고 있다. “새벽 종소리 QT", 북한 선교팀에서는 매일의 기도 제목을 적어 매월 초에 보내오고 있다. 의무적으로 프린트는 해 놓는데 아침 기도할 때마다 읽고 기도에 동참하지 못한다. 선교사로 나가 있는 분들로부터 기도 편지가 와서 일일이 기도 제목을 적어 보내오는데 그 기도요청에도 응하지도 못하고 있다. 어제 중복에는 너무 더워서 밖에 외식을 하러 나가려고 아내와 차를 탔는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외국에 가면서 한 달 반쯤 차를 방치하고 갔다 왔더니 완전히 차 배터리가 방전 되어버린 일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보험회사의 긴급출동차를 불러 새로 충전했는데 채 두 달이 되기도 전에 또 방전 된 것이다. 출동차를 불러 다시 충전하고 카 센터에 가서 조사를 해 보았더니 차 시동 중 배터리의 전압을 체크해 보고 배터리에 전력을 공급하는 올터네이터(alternator)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시동을 끄고 다시 전압을 측정해 본 카 센터의 직원은 배터리도 이상이 없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배터리는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차가 달리는 동안 교류 발전기에서 발전한 전력을 재충전하여 쓰는 것인데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면 전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때는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평균 수명은 3년이라고 하는데 잘 쓸 때에는 10년도 계속되는 일이 있어 아무도 그 분명한 수명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일단 완전 방전이 된 뒤는 그 수명이 30%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새로 교체하면 얼마나 드느냐고 했더니 내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었다. 한 번 완전 방전된 배터리를 믿고 계속 운전하고 다닐 것이 나는 불안해졌다. 앞으로 얼마나 이 배터리가 버티어 줄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우선 자동차 점프선을 사서 가지고 다니리라 생각하고 카 센터를 나왔다. 내 생명력은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지칠 때마다 재충전해서 삶을 버티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최근에 자주 게을러지는 것은 충전된 생명력을 유지하는 힘이 약해져서 내 수명이 다해 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수님이 열 두 제자를 부르시고 귀신을 제어하는 능력을 주신 뒤 둘씩, 둘씩 말씀을 전파하러 보내셨을 때 그들이 돌아와 자기들이 행한 것과 가르친 것을 (흥분해서) 낱낱이 고했을 때 예수님이 이에 대해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라고 말씀한 것이 생각났다. 충전할 줄 모르고 자기 열정대로 살아서 생의 배터리 수명이 다해가는 것을 모르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었을까? 오늘 아침 딸이 남편과 함께 라오스로 선교여행을 떠난다고 공항에서 전화를 해 왔다. 의사를 포함한 교회 교인들과 함께 30여명이 단기 선교를 떠난다는 보고였다. 그 애는 밤 10시까지 집에 돌아온 일이 별로 없을 만치 주님을 섬기려는 열정이 넘친 애다. 나는 어제 차의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 나에게 내 수명이 다해 가고 있다고 하나님께서 경고 하시는 것인지, 내 딸에게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라고 주님의 말씀을 상고하며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라고 하시는 것인지. 그 사건이 무슨 뜻이었을 지를 다시 한 번 묵상한다. |
'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톡 공해 (0) | 2016.08.11 |
---|---|
교회도, 세상도(콩트) (0) | 2016.08.09 |
북한의 계관시인 '오영재'와 그의 작품들 그리고 남한의 그의 가족들(오승재) (0) | 2016.07.21 |
쇼핑은 힘이 난다 (0) | 2016.07.21 |
당신은 아는가 감요섭 선교사를 (0) | 201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