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작은 푯대

성령충만땅에천국 2016. 7. 7. 19:22

작은 푯대|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46 |추천 0 |2016.07.06. 06:49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178 

7월의 말씀 산책

 

    누구에게나 일생을 살아가는 푯대가 있다. 기독교인에게 마지막 큰 푯대는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는 것이다.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전에도 우리가 이루고자하는 작은 푯대들이 늘 눈앞에 있다. 바울은 가끔 자기를 싸우는 사람과 비교하며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나는 내 앞에 놓인 작은 푯대를 보면 끝장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큰 푯대를 벗어나 허공을 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자신을 돌아볼 때가 있다.

얼마 전 나는 미국의 자녀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직장에 나가면서 우리 내외가 집에 있을 때 심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 휴대폰에 구글앱인 크롬캐스트를 다운 받아 거실 TV를 통해 언제든지 한국 뉴스와 연속 방송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휴대폰은 임시로 우리가 미국에서 쓸 수 있게 빌려 놓은 것이었다. 신기한 것은 무선으로 마치 휴대폰을 리모컨처럼 써서 거실의 TV스크린에 원하는 내용을 볼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열 두 시간도 지나기 전, 한국 뉴스도 볼 수 있고 또 연속 방송은 몇 회분이든 계속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신기해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아들은 그의 집에서 쓰고 있던 크롬캐스터를 뽑아 나에게 주었다. 한국 가서 그곳 TV에 꽂고 쓰라는 것이었다.

    그 일을 완수하는 것이 귀국 후 나의 첫 푯대였다. 그런데 내 TV는 산 지 10년 가까이 된 것이어서 후면에 HDMI 단자(端子)가 하나 밖에 없는 것이었고 내 TV는 유선이 아니고 세탑박스(set-top-box)를 쓰고 있어서 그것이 유일한 HDMI 단자를 쓰고 있었다. 크롬캐스트를 쓰기 위해 신형 TV를 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교수로 있던 아들이 한국에서 5년간 한국 대학에 재직하다가 셋집을 정리하고 가게 되는데 그 TV는 좀 더 신형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TV를 사위에게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TV의 모니터에 금이 가서 점차 그 흠이 커져가는 것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크롬캐스트가 뭐가 중요해서 이웃 사람들에게 고역을 시켜가며 TV를 가져와서 자기도 못 보게 하느냐고 많은 투정을 들었다. 옛 것은 10년 가까이 썼으니 바꿀 때도 되었다고 권고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아 바꾸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이제 바꾸려면 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최신형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눈부시지 않고 화면이 선명한 곡면 TV를 사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하룻밤을 자고 나니 고장 난 부품을 바꾸어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자서비스센터를 불러 TV의 액정이 못 쓰게 된 것 같은데 교체할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액정을 수리하려면 100만원은 더 들 것이라고 말하며 공장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 쪽으로 전화를 했더니 회사원이 출장을 와서 액정이 망가진 것이 아니고 액정을 보호하는 보호 유리가 깨진 것이라며 27만원이면 교체가 된다고 했다. 교체 후에 내가 할 일은 크롬캐스트를 성공시키는 일이었다. TVHDMI 단자가 4개나 있어서 이곳에 미국에서 가져온 크롬캐스트를 연결했는데 기능을 하지 않았다. 혹 구글앱이 잘 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유리를 교체하러 온 기술자에게 물었더니 여기저기를 만져보더니 이 제품은 미국에서 가져 온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크롬캐스트를 구입하기로 했다. 귀국한 지 한 달 가까이 나는 분명 허공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울이 나를 보면 한심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끝내 국내에서 판매하는 크롬캐스트를 샀다. 이것은 과연 유튜브, 영화, 동영상, 오락, 게임 등을 마음대로 TV에 쏘아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보고 싶은 것은 유료이고 한 달간은 무료로 제공하고 그 뒤부터는 월정액을 받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찍은 사진을 앨범으로 구글 포토에 올려놓고 TV로 보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 동안 예수를 믿고 목표가 눈에 안 보여도 하면 된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나 요즘 애들은 그것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되면 한다.”는 실용적인 꿈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나도 이제 늙었으니 허공을 치지 않으려면 내게 맞게 되는 일만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