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최순실측, 뇌물혐의 조사내용 다 적어갔다” / 문화일보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0. 18:52
문화일보[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0일(金)
“최순실측, 뇌물혐의 조사내용 다 적어갔다”

 

▲ 이모 - 조카 두번째 대면 ‘비선 실세’ 최순실(왼쪽 사진) 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 씨가 10일 오전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특검에 최순실 자진 출석해
질문 내용에만 관심 기울여
朴대면조사 사전준비 의구심
崔측 변호인 “과도한 해석”

특검 “대면 안할거면 밝혀라”
靑 “잠시 지연일뿐…응할 것”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가 처음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자진 출석한 것과 관련해 ‘사전답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 씨의 변호인이 조사 내용 대부분을 꼼꼼히 메모해간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 씨가 변호인을 통해 특검의 ‘뇌물 수사’ 진행 상황, 주요 질문 등을 박 대통령 측에 전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최 씨와 박 대통령은 ‘뇌물 수수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어 두 사람에 대한 특검의 수사 내용은 상당 부분 겹칠 수밖에 없다.

최 씨는 전날 삼성그룹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13시간가량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다. 최 씨가 자진해 특검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씨는 그간 7차례 소환에 불응했다. 이에 특검팀은 두 차례에 걸쳐 체포영장을 집행해 그를 강제 소환했다. 특검팀은 그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었지만, 최 씨는 그간의 입장을 바꿔 자진 출석했다. 최 씨는 이날 자신에 대한 조사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면서도 수사팀의 질문 내용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최 씨의 변호인은 변호권에 따라 수사 검사의 질문 대부분을 메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박 대통령과 상당 부분 혐의가 겹치는 최 씨가 처음으로 특검 조사에 응한 것을 두고, 특검팀의 ‘뇌물 수사’ 진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씨 변호인 측은 “그간 조사에서 묵비권 보장 등이 돼 특검에 불편을 끼치지 않을 목적으로 자진 출석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 측에 수사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추진 중인 특검팀은 “또다시 양보는 없다”며 ‘초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검팀은 “특검이 조사 날짜를 유출했다”는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날짜 유출’을 이유로 9일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박 대통령 측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 측의 조사와 관련한 ‘전면 비공개’ 요구 등을 모두 들어줄 수 없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검 관계자는 “앞으로 철저히 ‘원칙’에 따라 협의를 할 것”이라며 “조사를 받으려면 받고, 받을 생각이 없으면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조사가 잠시 지연되고 있을 뿐 조만간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양측은 협의 채널을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양측이 같아 주말 사이 대면조사 날짜가 전격적으로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특검팀은 대면조사 일정과 별개로 다음 주 중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집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기은·김만용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