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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찰총국, 권력 눈엣가시 제거?…“김정은 승인 없인 안돼”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5. 08:13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피살…누가 왜?

북 정찰총국, 권력 눈엣가시 제거?…“김정은 승인 없인 안돼”

한겨레 등록 :2017-02-14 23:14수정 :2017-02-15 00:27

 

김정남, 누가 암살했나

 북 당국 개입 가능성 관측
한때 유력한 차기 후계자 지목
안팎 위기 맞은 김정은 체제
위협요소 제거 필요성 커져

지난해 10월 <데일리엔케이(NK)>가 공개한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 데일리엔케이는 이 사진에 대해 “김정남의 아들로 추정되는 ‘김한솔’의 친한 지인으로 알려진 ‘김철’(Kim chol)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김정남 미공개 사진”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지난 10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데일리엔케이(NK)>가 공개한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 데일리엔케이는 이 사진에 대해 “김정남의 아들로 추정되는 ‘김한솔’의 친한 지인으로 알려진 ‘김철’(Kim chol)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김정남 미공개 사진”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지난 10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의 암살에는 북한 관련 당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많다. 한때 김정은 위원장과 권력승계를 둘러싼 경쟁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정책실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직접 승인이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김정남 감시를 맡아온 북한 정찰총국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5년을 맞은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지난해 36년 만에 제7차 당 대회를 열고 당 조직을 정비할 만큼 안정적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지난해부터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각종 대북제재 국면에서 안팎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소한의 위협 요소마저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011년 12월 김 국방위원장이 숨지기 전까지도 김정남은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공공연히 해왔다. 그는 2010년 10월11일 일본 <티브이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했고, 2011년 1월 일본 <도쿄신문>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로 말했다. 더구나 김정남은 한때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지목됐었다. 이복동생인 김정은 위원장보다 인지도도 높았고 후계수업을 일찌감치 받아왔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가 밀려난 결정적 사건은 2001년 일어났다.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돼 국제적인 망신을 산 뒤로 권력으로부터 멀어졌다고 한다.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김정남은 마카오와 중국 등지로 옮겨다니며 북한 바깥에서 머물러 왔다. 다만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목된 데 대해선 “아버지가 결단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유감스러운 것도 없고 또 관심도 없던 일이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밝히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권좌에 오른 뒤로 그는 외부 발언을 자제해왔지만 외국 언론과 간간이 접촉하곤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계속 환기시킨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김정남의 죽음은 악화한 북-중 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 북-중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인정을 못 받은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이 김정남을 내세워 이른바 ‘괴뢰정권’을 수립할 가능성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비교적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지닌 김정남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해외를 떠도는 김정남의 신변을 보호해온 배경에 중국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이번 김정남의 죽음은, 2013년 12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처형과 같은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장성택은 북한의 대표적인 ‘친중 인사’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82659.html?_fr=mt1#csidxce82ed28bbd8625838b0b65a19820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