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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최순실 추천’ 유재경 대사 자격심사 전 아그레망 요청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4. 10:31

외교부, ‘최순실 추천’ 유재경 대사 자격심사 전 아그레망 요청

한겨레 등록 :2017-02-13 20:20수정 :2017-02-14 08:48

 

미얀마에 자격 심사에 앞서 임명동의 요구
김경협 의원, 외통위서 밝혀…윤 장관 “관례”
외교부 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외교부가 최순실 추천 의혹을 받고 있는 유재경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의 자격심사를 하기도 전에 미얀마 정부에 대사 임명동의(아그레망)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교부는 지난해 3월10일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내정자에 대해 아그레망을 요청했지만 정작 자격심사는 한 달여가 지난 4월14일 서면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대사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에 의해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민간인 전문가들을 대사로 임명하는 특임 공관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주미얀마대사 자리에는 특정 외교부 당국자가 내정돼 있었다. 유 대사의 내정 사실이 발표되기 전에 이미 이 당국자가 공관 근무를 나갈 실무적인 준비까지 마쳤던 상황에서 난 ‘깜짝 인사’였다. 특히 유 대사가 2014년 말 삼성전기를 퇴직할 때까지 미얀마 쪽 사업과는 연계가 없어 외교가 안팎에서는 발탁 배경에 의문이 쏠렸다.

유재경 미얀마대사가 1월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참고인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유재경 미얀마대사가 1월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참고인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 의원은 “외무공무원법상 특임공관장은 자격심사를 하게 돼 있는데 유 대사 내정자에 대해 자격심사도 하지 않은 채 미얀마 측에 아그레망을 요청한 것”이라면서 “외교부가 법률상 정해진 자격심사도 없이 미얀마 정부에 아그레망을 먼저 요청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자격 심사의) 시기가 늦은 것은 분명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특임 공관장 임용과 관련한) 절차 자체는 참여정부도 그렇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모두 동일하게 적용해온 절차다. 운용을 통해서 개선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부 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아그레망을 요청하는 것은 상대국에게 대사로 받아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것인데, 나중에 심사해보니 문제가 있었다며 취소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그런 외교적 결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윤 장관이 ‘관행’이라고 밝힌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사는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제기된 인사 논란에 대해 그때마다 최씨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다 지난달 31일 박영수 특검 조사에서 최씨의 측근을 통해 임용된 사실을 시인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782484.html?_fr=mt2#csidx0cf57f52724da839a26bb3d110db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