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분이 저를 찬찬히 보시더니 역술인 특유의 어투로 저에게 이러시는 겁니다.
“자신이 금덩이인지 모르고서 살고 있구만.”
무슨 말씀이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저의 사주를 보니 제가 금덩이로 태어난 사주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 자신이 금덩인 줄 모르고 돌덩이처럼 몸을 함부로 굴린다고 했습니다.
뜬금없는 그 말씀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의미라 생각하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금을 녹일 수 있는 불 같은 사람은 피하고 몸을 소중히 돌보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금덩이는 돌밭에 있어도 금덩이이고 흙탕물 속에 있어도 금덩이라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것이니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을 가지라고 했습니다.
대화의 서두에 워낙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눠서 그런지 그분의 말씀을 신뢰하기도 뭐하고 신뢰하지 않기도 뭐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몸을 소중히 대하라는 말씀은 잘 새겨들을 생각입니다.
어제 그분의 말씀을 요약하면 대충 이랬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운명이란 것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운명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마음과 어떤 자세를 갖고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이를 테면 옹졸한 마음, 게으른 마음, 성급한 마음, 부정적인 마음, 시기하는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면 아무리 사주가 좋고 관상이 좋아도 스스로 나쁜 운명을 만들며 사는 것이라 했습니다.
반면에 어진 마음, 배려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 부지런한 마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살면 아무리 사주가 안 좋거나 관상이 안 좋아도 스스로 좋은 운명을 만들면서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운명은 우리 앞에 어떤 일이 닥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온 그 일 앞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와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사주나 운명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태도라 했습니다.
그런데 저만 금덩이로 태어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모두가 금덩이로 태어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금덩이로 태어난 내 자신을 돌덩이처럼 함부로 굴리지 않도록 자기 스스로 조심하고 갈고 닦아야 할 것입니다.
사주나 관상을 너무 믿지는 마시고 스스로 좋은 운명을 만들어가는 기분 좋은 5월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대원(大原) 박 완 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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