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유기성*신우인목사설교+칼럼

[스크랩]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7. 6. 14. 수요일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6. 15. 16:19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7. 6. 14. 수요일


내가 지면 아이들이 죽는다.


1.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평생을 설교하며 살았다.
73
년부터 주일학교 설교를 시작했으니
거의 반 백 년을 설교하며 살아온 셈이다.

2.
아무리 둔재라도
같은 일을 4-50년 계속 반복하면
숙달되게 마련이다.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설교가 숙달되고 익숙해 지는 게 꼭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설교도 크게 다르지 않다.

3.
4-50
년을 설교했는데도
숙달되지 않는 설교가 있다.
그것은 미션스쿨 채플 설교이다.
마음이 우러나 스스로 하는 게 아니고
억지로
강제적으로
하는 일에 그 어느 때보다 반발이 강한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앞에 놓고 설교를 한다는 건
은혜를 받게 한다는 건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4.
아이들은 대개 예배당에 들어오자마자
자거나
다른 책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여자 아이들은 화장을 한다.
애들이 무섭다.

5.
학교로부터 설교부탁을 받으면
핑계 대고 싶다.
회피하고 싶다.
얼른 일정을 살핀다.
약속 있어라
약속 있어라
주문을 왼다.
부탁 받은 날에 선약이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없으면....
아이고.

6.
기독교학교 채플 설교는 말 그대로 영적전쟁이다.
아이들과의 기싸움을 벌여야만 한다.
보통 교회에서 하는 설교보다 몇 배 더 기도하며 설교를 준비한다.
그리고
벌벌 떨며
단에 선다.
그리고 전투를 벌인다.
치열하게.

7.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 같은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는 무사히
큰 패배 없이
나름 승리하곤 했었다.

8.
그런데
어젠
정말 힘들었다.
2

3

4

각기 다른 학과 아이들에게 같은 설교를 세 번 하는 것이었는데
주어진 설교 시간은 25분이었는데
2
시와 3시 설교는 20분을 채 못 채우고 끝냈고
4
시 설교는 15분을 채 못 채우고 끝냈다.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9.
창피했다.
속상했다.
많이.
지금도 그렇다.

10.
다음에
혹시

이 무겁고 겁나는 설교의 기회가 또 온다면
죽을 힘을 다해 싸워
지지 말고
이겨야지.

11.
아무리 은퇴했다지만
설교는
절대로 패배할 수 없는
전쟁이다.
내가 지면
내가 죽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죽는다.
그러니
패배할 수 없다.
패배해서는 안 된다.
설교는.


출처 : 삶과 신앙
글쓴이 : 스티그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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