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중고차와 중고인생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7. 20. 14:43

중고차와 중고인생|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38 |추천 0 |2017.07.20. 11:43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202 

7월의 말씀 산책

 

내 차는 지금 주행거리가 112,000km이다. 그래서 중고차다. 10년 이상 탔으니 이제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멀쩡하게 잘 달리고 있는 정든 차를 어떻게 버리겠는가? 반려견보다 더 정든 차다. 그런데 오래 타다보니 차체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서 보는 사람마다 차를 험하게 다루셨군요.”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내가 운전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되어 속이 상한다. 사실 나는 1978년부터 운전면허를 가지고 미국과 캐나다 등 웬만한 명승지는 안 간 곳이 없이 운전하고 다녔는데 인정을 못 받아 창피하기도 하다. 그것보다도 차주로서 차에 대해 미안한 생각도 있어 좀 외장 수리를 해서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래저래 미루고 수리를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차 접촉 사고가 났다. 아내가 다리가 불편해서 내가 집에 빨리 가서 점심수발을 해야 하는데 교회에서 예배를 끝내고 귀가 하는데 차들이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느라고 너무 길게 늘어서 있어 빨리 갈 수가 없었다. 반대쪽으로 우회해서 새 길을 찾았는데 그곳은 신호등이 없고 사각지대가 되어 좌·우측에서 오는 차를 잘 살펴서 나가야 하는 곳이었다. 시야가 잘 뚫려 있다고 생각해서 전진했는데 오른 쪽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차를 잘 못 본 것 같았다. “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려온 차의 운전대 쪽을 들이받고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데 내가 너무 서둘렀던 것이다. 상대방에는 운전자를 포함, 네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어디 다친 데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너무 놀라서 지금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이 든 아버지는 시간이 없다고 먼저 일 보러 걸어갔고, 어머니는 망설이고 있었으며, 어린 초등학생은 순진해서 자기는 멀쩡하다고 말했는데 그의 아버지인 운전자는 교통사고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고 입을 다물라고 주의시켰다. 보험회사 직원이 왔는데 내가 보험금을 걱정했더니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했다. 자기들이 처리하겠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상대 차가 외제 차가 아니고 폐차 직전의 차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이지 요즘은 외제 차가 많아서 만일 내가 외제 차를 받았다면 어쩔 뻔했는지 아찔하였다.

그 뒤로 보험회사에서 여러 번 전화가 왔었다. 나도 교통 후유증은 없느냐는 것이었다. 상대방 보험회사의 대인관계 책임자가 문의한 것이었다. 사실 나는 아무런 정신적인 충격을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여러 번 양 쪽 보험회사의 상담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자 그것 때문에 운전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었다. 요즘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어서 노인들에게는 운전을 그만 두도록 종용하고 있는 추세였다. 그러나 나는 아내와 둘이 살고 있고 또 대전에서는 떨어져 있는 지역에 살고 있어 운전은 필수였다. 우리 쪽 보험회사에서도 전화가 있었다. 상대방 탑승자 전원이 교통 후유증을 호소해 와서 일인당 50만원씩 지불하고 합의하기로 했는데 동의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아프다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사고를 낸 것이 후회스러울 뿐이었다. 대신 나는 내 차의 추돌부분을 자차 수리비 20만원을 지불하고 수리하고 다른 흠집난 모든 부분도 추가 수리비를 내서 수리해서 내 차의 깨끗한 외형을 회복하였다. 내가 차 수리를 너무 미루고 있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차사고까지 나게 했다면 하나님이 너무 짓궂다는 생각을 했다.

그 뒤, 차를 달리고 있는데 끼익, 끼익하고 마찰음이 나서 차 정비소에 갔더니 후방 부 브레이크 패드가 다 마손 되었다는 것이었다. 양쪽을 꽤 돈을 들여 교환하였다. 한 달도 못 되어 또 이상한 소음 때문에 자동차 정비소에 갔더니 전방 브레이크 패드 뿐 아니라 십만이 넘었기 때문에 타이밍체인도 갈아야 하며 오일펌프, 카버어셈블리를 갈아야 하며 이 기회에 모든 팬벨트도 갈아야 하고 파워스티어링 오일도 갈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차는 보험회사 감정가격이 400만원 좀 넘는데 100 여만 원을 들여 엔진을 다 들어내고 6시간이 더 걸리는 대 수리를 해야겠느냐고 물었더니 사람은 중고 인생이 되면 내장이 나빠질 때 잘 달래서 사는 데까지 살다 죽지만 중고차는 겉이 낡아도 내부만 새 기계로 고치면 새 차가 된다는 것이었다. 20만 아니라 45만까지 문제없이 잘 굴리고 있는 차가 있다고 말했다. 차를 새로 살 것인가, 고쳐서 새 차처럼 쓸 것인가를 결정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이제는 일년에 10,000km도 채 안 달리는데 고쳐 쓰면 우리보다 차가 더 오래 살 것 같아 100 여만 원이 넘는 수리비를 내고 맡기기로 하였다. 집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조수석 웨이스트라인 몰딩 어셈블리가 다 닳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당장 문제 되는 것은 아닌데 결정해 달라는 것이다. 새것으로 다 바꾸라고 일렀다. 이제 우리는 중고 인생이지만 차는 새 차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내는 대퇴골 골절로 3개월간 병실과 재활병실을 전전하고 있다가 퇴원하였다. 그러나 다리 통증 때문에 또 계속 진통제를 먹고 있다. 제 겨우 실내를 걸어 다니며 식재료를 준비해 주면 음식을 만들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안구건조증인지 눈에 눈곱이 낀다고 불만을 호소해 왔다. 병원에 가자고 했더니 이제 죽을 때가 다 되었는데 또 안과 병원까지 갈 것이 뭐냐고 말했다. 눈병 그대로 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나는 아내가 자기는 곧 죽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입원해 있을 때 간병인이 있었지만 거의 반은 내가 아내를 간병하며 고생고생하며 그녀를 살렸다고 자부한다. 늙은 할아버지가 간병인이라고 병원 간호사들이 딱하다는 듯 바라보는 눈치를 보면서 나는 심혈을 다 기우려 그녀가 소생되는 것을 기다리며, 또 소생되는 것을 신기하게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했던 사람이다. 그런 나를 향해 자기는 곧 죽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너무 서운하기 때문이다. 정말 중고 인생은 촛불이 가물가물 꺼져가듯 그렇게 가는 것일까?

나는 최근 기독교적 세계관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한 일이 있다.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세계관이라 한다. 염세주의자가 바라보는 세계, 쾌락주의자가 인식하는 세계, 공산주의자가 이해하는 세계,다양한 지각의 틀 속에서 삶을 인지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크리스천은 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일까? 크리스천은 다른 종교인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참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자기가 죽고 이제는 그리스도가 자기 안에 살면서 거듭난 새 사람으로 자기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형제를 미워할 수가 없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생명은 중요하며 내 생명도 하찮은 것이 아니어서 자살할 수가 없다. ‘선한 일을 행하는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하는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는 말을 믿기 때문에 부정부패, 권모술수, 권력의 갑질이 난무하는 세상도 인내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우리는 중고 인생인가? 크리스천은 겉사람은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에겐 중고인생은 없다. 지난번 묵상집인 다락방에는 냉장고에 세계지도를 붙이고 세계 각국에 선교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곳을 다 표시를 해 놓았다는 간증을 읽었다. 주방에서 일하면서 이 지도를 바라보는 여인의 나이와 재력을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 평생 중고인생을 살 사람은 아닌 것을 확신한다. 그녀는 마음 안에 그리스도를 거룩하게 모시며 그녀가 믿음 안에 인생에 대해 품은 목적을 누구에게든지 언제나 분명히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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