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채택된 ‘유엔 핵무기 금지 조약’에 공헌
100여개국 비정부기구 연합체…올해로 10년째 활동
노벨위원회 “협상 통한 핵무기 제거 촉구하는 의미”
100여개국 비정부기구 연합체…올해로 10년째 활동
노벨위원회 “협상 통한 핵무기 제거 촉구하는 의미”
6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ICAN) 본부에서 베아트리스 핀 사무총장(맨 왼쪽) 등 이 단체 활동가들이 샴페인을 들고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의 2017년 노벨 평화상 수상을 자축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2017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ICAN)이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6일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주의 환기와 핵무기 금지 조약 체결을 위한 획기적 노력 등 성과를 들어 이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핵무기는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위협”이라며 “그간 국제사회는 지뢰와 집속탄, 화학·생화학 무기에 대한 금지 협약을 도입했지만, 핵무기는 이들보다 더 파괴적임에도 국제법적 금지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핵무기 사용 위험이 큰 세계에 살고 있다. 어떤 국가들은 자신들의 핵무기를 현대화하려 하고 있고, 북한과 같은 더 많은 국가는 핵무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은 핵무기를 규탄하고, 금지하고, 제거하기 위해 모든 관계 당사자가 협력할 것을 서약하는 ‘인도주의 서약’을 이끌었고, 현재 108개국이 이 서약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회는 지난 7월7일 유엔(UN)에서 채택한 ‘핵무기 금지 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과 관련해서도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의 공헌을 기리며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을 수상자로 선정한다는 결정은 (노벨상의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은 지난 1년 동안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에 새로운 방향과 활력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노벨위원회는 “우리는 국제법적 금지 자체만으로는 단 하나의 핵무기도 제거되지 않으리라는 것과, 지금까지는 핵무기 보유국이나 그들의 핵심 동맹국들이 핵무기 금지 조약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 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다음 단계는 핵보유국의 참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5대 핵보유국을 거론하며 “따라서 올해의 노벨 평화상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1만5000기에 이르는 핵무기의 점진적·균형적 제거를 시작하라는, 이들 국가에 대한 촉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은 “핵무기 금지협약 체결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은 큰 영광”이라며 “수백만 명의 지칠 줄 모르는 활동가와 핵무기에 반대하는 전 세계 시민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핵무기 피해 생존자들, 핵실험 희생자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단체는 수상 소감에서 “지금은 맹렬한 수사가 우리를 말할 수 없는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엄청난 국제적 긴장의 시기다. 핵 충돌에 대한 불안이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며 최근 북한과 미국 정상 간 말폭탄 대결 양상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100여개국 비정부기구(NGO) 연합체인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은 200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식 발족됐으며 한국에서도 평화네트워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