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24시간...
하루 24시간 중에서 8시간은 잠을 자고, 8시간은 일을 하고, 8시간은 쉬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 중에서 일하는 시간은 하루 중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어찌 보면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자거나, 먹고, 쉬고, 놀고,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일하는 시간이 짜증나고, 힘들고, 아무런 의미와 보람도 찾을 수 없다면 우리의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나아가 우리의 삶 전체가 얼마나 짜증나고, 힘들고, 의미 없는 시간이 되겠습니까.
요즘 제가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 ‘괜찮은 사람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입니다. 너무 힘들어 하고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지켜보는 제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처음 보는 모습이라 더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는 여수정보고와 진성여고를 다녀왔습니다. 두 학교에 가서 제가 직접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 식당의 소개를 하고 비전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말에 동의하는 지원자 중에서 애타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면접을 본 뒤에 20명을 선발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대규모로 인원을 뽑아간다고 모두가 좋아라 합니다.
이 친구들을 절대 소홀하지 않게 잘 관리하겠습니다. 관광조리과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앞으로 주방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관광경영과를 졸업하거나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서빙경험이 있었던 친구들에게는 홀 서빙을 맡길 생각입니다.
이 친구들의 근무 시간은 주 40시간을 넘길 수 없습니다. 이제 이 친구들이 곧 사회인이 되겠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사회생활을 준비시켜야 할 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 5일 근무와 하루 8시간 근무를 반드시 지켜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2달이라는 인턴 기간이 끝나면 고용하고 싶은 의사와 입사하고 싶은 의사가 일치했을 때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식 사원이 되면 다른 회사와 다른 친구들에 견주어서 절대로 자존심 상하지 않는 대우를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면접을 보면서 그 친구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그 중의 한 명에게 앞으로 목표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친구가 앞으로 1년 6개월 후에 군대에 가는데 군대 가기 전에 1천만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1천만원 모아서 뭐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1천만 원을 내가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강제로(?) 공제하고 거기에 제가 좀 더 보태줄 생각입니다.
제가 날마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물질적으로는 이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겠다는 다짐입니다.
제가 해줄 것이라곤 직장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것과 사랑을 듬뿍 주는 것, 그리고 물질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것 외에는 달리 해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도 없는데 손님들은 날마다 밀물처럼 밀려오고 일을 할 직원들은 부족하고 그래서 그동안 손님들은 손님들대로 불편했고 직원들은 죽을둥살둥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어깨와 손목에 파스를 붙이지 않은 직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면 모두가 파김치가 됩니다. 저도 목이 쉬고 다리가 풀리는데 직원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더 안쓰럽고 짠한 마음이 듭니다.
어제는 어느 직원이 너무 힘들어 하면서 눈물을 쏟으니 그 옆에서 다른 직원이 그 직원의 등을 두드려 주며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보고도 모른 척 했습니다.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제 23살인 어린 직원은 어제 저녁에 무엇을 잘못했는지 손님에게 혼줄이 난 뒤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일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지금 우리 식당 안에서 날마다 일어나고 있는 삶의 현장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제가 얼마나 단단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행복하기 전에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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