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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제도·에티켓 점검해야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0. 23. 06:32

[한겨레 사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제도·에티켓 점검해야

등록 :2017-10-22 17:43수정 :2017-10-22 18:58

 

“반려견의 행동을 바꾸려면, 우선 반려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강형욱 훈련사. 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입마개는 학대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해 참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반려견의 행동을 바꾸려면, 우선 반려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강형욱 훈련사. 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입마개는 학대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해 참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유명 한식당 대표가 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에게 물린 뒤 패혈증으로 숨진 사고가 뒤늦게 알려지며 주말 내내 논란이 됐다. 실제 반려견 사고는 증가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개물림 사고’ 건수를 보면 2011년 245건에서 지난해 1019건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046건이다. 얼마 전 집에서 키우는 개한테 물려 각각 70대 여성과 1살 아기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맹견 지정 대상을 확대하고 상해·사망 사고의 경우 주인을 처벌하고 맹견은 복종훈련, 안락사 등을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 밝혔다.

사실 대부분의 사고는 목줄과 입마개 등을 했으면 막을 수 있는 것이었다. 동물보호법 13조 2항엔 공공장소에 반려견을 동행할 때 목줄 등 안전조치와 배설물 즉시 수거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지만,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인데다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엔 이른바 ‘맹견피해방지법’이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여러건 올라 있는데, 반려견 주인의 책임과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도 안전조치 규정이 있는 만큼 ‘우리 개는 안 문다’는 식의 일부 반려견 주인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올해 어느 조사에서 약 590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이들 중 68%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고 답했다. 자녀의 행동에 부모가 책임감을 갖듯, 정말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주인에게 훨씬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최시원씨와 그 가족에 대한 비방 댓글이 번지고 해당 개의 ‘안락사’ 주장을 비판한 연예인이 공격받는 등 논란이 과열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정 개인이나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 대한 감정적 비난보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의 제도와 에티켓을 점검하고 실천할 때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15515.html#csidx3e89815ecb534dba95618cbf6d1d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