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구청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등 카톡 전달 혐의
검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22일 선고
검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22일 선고
문재인 당시 19대 대선 민주당 후보를 비방한 혐의를 받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4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검찰이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구청장 쪽은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유죄더라도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 1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신 구청장의 1심은 22일 오전 10시 선고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의 심리로 4일 열린 신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강남구청장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임에도 여론을 왜곡해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신 구청장은 2016년 12월~3월 사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세월호의 책임은 문재인에게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여러 차례 걸쳐 전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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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 구청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자신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탄핵을 주도한 세력에 대한 비판이었지 대선과는 상관이 없다”며 “탄핵이 기각·각하될 거라고 생각해 조기 대선을 할 지도 몰랐고 대통령 후보자가 누군지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전달한 메시지 내용을 “기억조차 못 하고 당시 바빠서 하나하나 읽어보고 전달하지 않았다”며 “태극기 부대가 흥분하고 억울해하고 촛불 시위에서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안타까워해서 이분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냈다”고 신 구청장은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면 메시지에 탄핵 관련 내용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런 작자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 ‘이런 자를 대통령으로 뽑겠다는 젊은이를 보면’ 등의 표현은 문재인 후보자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목적으로 보인다”라며 “수많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신했는데 특정 메시지만 재전송했다는 것은 메시지들을 읽은 뒤 일부를 선별해 보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 구청장의 변호인은 “메시지를 발송한 시점은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로 결정되지도 않아 낙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해 주시고, 유죄로 판단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 정치적 판단을 받을 기회를 주도록 1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구청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등을 확정받으면 구청장직을 박탈당할 뿐 아니라 5년 동안 피선거권을 잃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