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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의 Facebook. 2013. 2. 19. 화요일[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여진 시']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2. 23. 21:22

김동호 목사의 Facebook. 2013. 2. 19. 화요일.| 김동호목사의 페이스북

스티그마 | 조회 1439 |추천 0 | 2013.02.19. 10:22


김동호 목사의 Facebook. 2013. 2. 19. 화요일.

 

윤동주 시인의 시 중에 '쉽게 씌여진 시'라는 시가 있다.

 

남들은 시 한 편을 쓰기 위하여 때론 장이 끊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을 격기도 하는데 이번 시는 너무 쉽게 씌여져서 미안하다는 뜻의 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도 글을 쉽게 쓰는 편이다.어느 정도 생각을 가다듬고 자판 앞에 앉으면 대개 단숨에 글을 쓰는 편이다. 어떤 땐 나도 그게 미안할 때가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 내가 글을 쉽게 쓰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판에 앉으면 쉽지만, 자판에 앉을 때 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판에 앉을 때까지 나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생각에 집중하여 그 생각이 꿈에 나타 날 정도가 되면 그 때 자판 앞에 앉는다.

 

그래서 내 글은 대개 새벽에 쓰여지는 것이다. 페이스 북 글도 그렇고, 설교원고도 그렇다.대개 글을 그렇게 준비하면 단번에 글이 쓰여진다.

 

그리고 그렇게 쓰여진 원고는 잃어 버려도 별 문제 없다. 다시 또 똑같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일 날 나는 원고를 들고 원고 설교를 하지만 가끔 원고를 잊고 강단에 올라가도 별로 당황해 하지 않는다. 잠간 기억을 메모 한 후 메모만 가지고도 거의 원고 설교 하듯 할 수 있다.

 

글은 쉽게 써도 생각을 쉽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변명하다보니 말이 많아지고 길어졌다.

 

오늘도 새벽에 잠이 깨어 자판 앞에 앉았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쓸 글 생각은 다 정리 되었다. 나름 충분히 생각하였다. 잘 정리 되었다. 평소처럼 자판에 앉아 그냥 단숨에 써서 올리면 된다.

 

그런데 오늘은 벌써 몇 번을 썼다가는 내리고, 또 썼다가는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다.

 

성령의 은사 중에 절제의 은사가 있는데 오늘은 절제하라시는 모양이다. 이젠 그만 말하고, 그만 쓰라시는 모양이다.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말 아직 마음에 가득하여 마치 젖먹이는 아이 엄마가 젖이 불은 것 같아 말과 자판에 앉기만 하면 글이 뻗칠 것 같은데, 그래서 그 젖을 아이에게 먹이지 않으면 젖이 아플 것 같은데......

 

오늘은 그냥 접기로 하였다.

 

모든 일을 내가 다 끝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힘들었지만 그런 마음으로 쓸 글 포기하니 그것도 하나님의 식인 것 같아 마음이 좋다.

 

그래서 결국 오늘도 굿모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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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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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의 Facebook. 2013. 2. 19.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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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마 13.02.19. 10:22
이종해 : 4시도 굿모닝이군요... 본의 아니게 밤새고 있는데 목사님 글을 보게 됐네요. ^^ 저도 생각정리해서 글 쓰는 거 좋아해요. 좀 오래걸리는 편이지만요. ㅎㅎ
 
 
스티그마 13.02.19. 10:22
Sunghee Shin : "말세에 고통할 때가 이르러...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에서 특히 "절제하지 못하며"가 마음에 걸리는 어제 오늘이었어요. 목사님은 선비스타일! 뉴욕에서도 굿모닝입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3
장경숙 : 이런것도 배우네요~ 전 일단 생각 않하고 자판앞에 앉아서 두드리고 그러다 수정하고 수정하고 그리고 읽어보고 너무 나갔다싶으면 삭제하는데...;;; 쫌 걸렸던건요~ '모든 일을 내가 끝내야하는건 아니니까' 이거좀 아리송하네요~ 저만 그런가요? 알쏭달쏭 굿모닝~~^^
 
 
스티그마 13.02.19. 10:23
Jinsoo Kim : 목사님, 오늘은 글에 번지숫자가 없네요. 토론 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가끔 두부와 같이 별로 특별한 맛이 없는 것 같은 음식도 좋습니다. 저는 지난 주 생전 처음으로 택사스의 뉴송교회에서 3일간 특별집회를 인도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집회를 위하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많이 생각하였지요. 나눔, 창업, 비즈니스 선교, 섭리, 믿음의 실천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주일 3번 설교하니 힘이 소진되더군요. 1,000 명이 되는 교회에서 저 같은 평신도에게 주일 강단을 맡기셔서 많이 부담이 되었지요. 그의 2개월간 준비하였습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3
표계원 : 절제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목사님^^
오늘도 기분좋은 아침이에요!!^ㅡ^
 
 
스티그마 13.02.19. 10:24
이준한 : 아기가 배고파서 우는지, 기저귀에 소변을 놓아서 우는지 확인하면 알 수 있는데, 목사님은 성도들이 궁금한게 뭔지 모르니까 답답하시겠어요. 그래서 생각해둔것은 많지만, 어떤글을 쓸지 답답하시겠어요.
 
 
스티그마 13.02.19. 10:24
Danny Sungshin Park : 생각이 깊든, 어렵게 글을 쓰든,
결국 절제와 냉정을 잃지 않을 때,
좋은 글이 씌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 말이 있으나 절제하시는 모습에서
존경할만한 분이심을 다시 깨닫습니다.
앞으로도,
절제와 냉정을 유지하시는 가운데,
더 큰 지혜로 말씀 나눠 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대합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5
김동호 : @이준환. 아이 엄만 보지 않고 알지요. 울음 소리만 듣고도 이게 배가 고파 우는지 기저귀가 젖어 우는지. 목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걸 모르면 목회의 감각을 잃은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기도 쉽지요.
 
 
스티그마 13.02.19. 10:26
Jae Hyeok Choi : 목사님 굿모님! 내일 학생들 시험문제 준비하느라 전 밤새고 이제 집에 들어가야할 시간입니다 한 선교사님이 지으시고 강명식씨가 작곡한 찬양이 생각납니다.

승리가 무엇인 줄 아는가

승리가 무엇인 줄 아는가
더 좋고 편한 가능성의 유혹을
절연히 잘라 버리고
오직 주님만 따라 가는 것
바로 승리라네
승리가 무엇인 줄 아는 가

승리가 무엇인 줄 아는 가
하고싶은 말 그 많고 많은 말
힘겹게 억누르고
오직 주께서만 말씀하게 하는 것
바로 승리라네

결과가 어떠해도
주님만 빛나시고
주님 평안 내 안에 있으면
그것이 바로 승리라
 
 
스티그마 13.02.19. 10:26
승리가 무엇인줄 아는가
승리가 무엇인줄 아는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허옇게 잠재우고
오직 주님만 따라가는 것
오직 주께서만 말씀하게 하는 것
주님만 내 안에 사시게 하는 것

바로 승리라네
주님만 내 안에 사시게 하는 것

바로 승리라네
 
 
스티그마 13.02.19. 10:26
Michelle S Han : 젖먹이는 아기 엄마라서인지 젖이 불어 아픈것 같으시다는 비유가 너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때로는 주는것보다 안주는게 더 힘들때가 있지요.
 
 
스티그마 13.02.19. 10:26
김상범 : 하나님의 자녀들은 힘들어도 어려워도 모두다 하나님의 식을 따라서 산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실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저또한 오늘 하루도 하나님식으로 출발합니다.
굿모닝입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7
Take Kim : 사람들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자화상"을 교과서에서 본 뒤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요. 요즘에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라는 시와 "길"이라는 시를 보게 되었는데, 목사님 덕분에 또 하나 발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7
신경애 : 저는 두아이모두에게 수유한경험이 있습니다. 젖을 주어야하는시간이 되면 젖이돈다고하죠. 젖이돌아 유방에가득고이면 어미는 젖을 줄시간임을 압니다. 아이는 그때가 됨 젖달라고 울어대구요
젖줄 시기가지나면 퉁퉁불어 엄마역시 고통스럽습니다

그런상태에 젖을물린 경험이 있는데 그 상태에서 바로 젖을뮬리면 아이는 살에걸려
위험할 수도있습니다.
이런경우 젖을 어느정도 짜서 버린후에 젖을 물려야 안전합니다.
목사님의 글속에서 어미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이른 아침 젖이그리워
페.북열어보고 오늘은 절제하시는사랑에 대해 배워갑니다. 좋은하루를기대합니다
 
 
스티그마 13.02.19. 10:28
박윤석 : 목사님...
늘 목사님의 쉽게 쓰시는? 글들을 읽기만 하다 처음 댓글 달아봅니다.
저는 사랑의 교회 공동체에 소속된 이장호목사 외조카입니다.
인생중반에 치열한 믿음의 씨름가운데 목사님의 글들이 큰 힘이 됩니다.
물론 거칠고 딱딱한 음식일 때도 있지만요.^^
며칠전 외사촌의 결혼식에서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는다." 는 목사님의 주례에 큰 위로와 감동이 있었는데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시니 더욱 감동입니다.
덕분에 저도 굿모닝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스티그마 13.02.19. 10:32
최경숙 : 마지막 나팔이 되어...
사명으로 주신 모든 외침들이 끝나게 되면 안타깝게도, 그 돌이킬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잃은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의 채찍들이 곳곳마다 임하게 되겠죠. 제발 그러기 전에 이땅의 교회들과 우리들에게 마지막 주신 주님의 뜻과 심장을 소유한 파수꾼의 나팔, 그 마지막 기회, 짧은시간들 앞에 하나님의 강력한 의지와 분명한 뜻들을 분별을 하고 이제껏 모두가 그래 왔듯이 수많은 불의와 불법 앞에서 비겁한 침묵들과 무언의 동조로 교회들마다 흉찍한 괴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던 그 비참한 일들을 또다시 되풀이 하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마지막 이 기회들을 이제는 정말이지 모두 다 꼭 붙잡게 되기를.
 
 
스티그마 13.02.19. 10:33
권영숙 : 새벽기도 알람이 울릴때 핸드폰에 손을 데는데 요즘은 한번더 클릭을? 뜨거운 감자? 사랑의 교회가 뜨거운 감자가 되여서 모든 주파수가 이쪽으로 쏠리는듯해서 한번더클릭을 합니다.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의 일이기에 일이 전개됨이 무시할수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쓰는시라 하셨지만 이렇케 결단하기까지 목사님 많은 생각을 하시고 어려운 결단을 하신거 마음이 글로써 나타납니다. 기도의 무응답도 응답이라고 때론 침묵도 답이 될수 있으리라.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끼고 기도를 할때 이땅의 하나님의 긍률함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의인 10만 있다면 ?
 
 
스티그마 13.02.19. 10:33
그래도 목사님은 우리의 국민의 목사님으로써 마르지 않는 옹달샘이 되리라 믿습니다. 굿 ~모닝 ?
 
 
스티그마 13.02.19. 10:33
Daum Lee : 하나님이 말씀하신다는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것이라는 오늘 아모스 묵상을 통해....... 목사님또한 하나님과 함께계시는것을 보아요^ ^ 그래서 글을 쓰는것을 내려두는것보다 주님과 함께 있는것이 더욱 기쁜우린 그래서 무엇이든 기쁨으로 할수 있는것 같아요_! 목사님 굿모닝 입니다. 우린 오늘도 기쁨입니다^ ^
 
 
스티그마 13.02.19. 10:34
한웅식 : 목사님, 오늘 글에서 얼마나 많이 장고를 거듭하셨는지를 읽을 수 있었어요. ^^ 절제하심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스티그마 13.02.19. 10:34
김유선 : 하고 싶으신 이야기의 주제는 따로 있으셨던듯합니다.. 그 글을 포하기면서 그 과정을 공개하신 목사님은 멋지십니다.
 
 
스티그마 13.02.19. 10:35
허준모 : 목사님 지난 며칠간 올리신 글과 그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며 하고싶은 말, 쓰고싶은 말 너무나 많았는데 그 말을 쓰기에 앞서 기도함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서 꾹 꾹 눌러놓았는데...정말 참기힘들었는데... 오늘 목사님 말씀을 통해서 위로가 한 방에 되네요. 오늘 정말로 굿모닝입니다!
 
 
스티그마 13.02.19. 10:36
구수연 : 젖몸살!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인네도 중년이 되니 잊었던 표현인데, 남자인 김목사님이 어찌 이 적절한 표현을 쓰셨을까?
글 잘 쓰시고 비유에 있어서는 아직 김동호 목사님 능가하는 분을 못 뵈었지만, 그래도 너무 하다 싶었네요.
허나 잠시 생각해보니 집에 손주들이 있으니 가까이 젖물리는 고통을 엿들으셨겠지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또한 자상함이 없으면 같이 아파해보지 못했을터.
대단하십니다.
 
 
스티그마 13.02.19. 11:05
성민정 : 번호없이써내려가신 글에... 목사님의 생각과 마음이 묻어납니다. 맞아요, 목사님 모든일을 꼭 끝내셔야만 하는건 아니니까요, 이역만리 떨어져있는 저도 오늘 그와 같은 생각이 드는 오후입니다
 
 
스티그마 13.02.19. 11:06
김경미 : 글을 쓴다는 것은...
나눔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어쩌면 용기와마음을 담는 것과 닮아 좋은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담지 못한 글귀가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그려져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그러라하신 그 말씀에 순종이 담겨있어
또또 은혜입니다.(:
 
 
스티그마 13.02.19. 11:09
이한주 : 윤동주님의 시를 저어봅니다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줄 알면서도
한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어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스티그마 13.02.19. 11:09
김상진 : '쉽게 씌여지는 글' 저에겐 가장 부러운 재능입니다. 그런데 사실 글은 생각만으로 씌여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배우고 익히고 실천해야만 비로소 균형 있는 생각을 그릇에 담을 수 있으니까요. 절제에 겸손까지 겸비하신 모습 저희 같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오늘 이 아침에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목사님의 글을 읽으니 「논어」의 글이 생각납니다. '學而不思則罔하고 思而不學則殆니라: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사리에 어두워지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목사님 글을 통해서 아침마다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댓글을 통해서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