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알마문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앗살라무 알라이쿰!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습니다. 일단 제 소개부터 해볼까요? 이주노조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섹알마문입니다. 저는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했지만 외모로 인종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내기도 합니다. 혹시 제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야기에 더 공감하실 것입니다.
저는 1998년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바로 마석가구공단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2001년까지 일하다 퇴직금을 받으려고 하니 미등록노동자라 퇴직금을 못 받았습니다. 사장에게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 넌 미등록이니까 퇴직금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해 2010년부터 공장장이 됐습니다. 그때도 전화로 통화할 때는 “공장장님” 하면서 존댓말을 하다가도 공장에 와서 직접 제 얼굴을 보면 바로 반말을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옛날얘기지만 지금도 여전한 인종차별의 한 사례입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친구가 저를 만나러 차를 몰고 우리 집 앞으로 왔습니다.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주차장 아저씨가 와서 반말부터 하더니 “거지들아, 차를 빼라” 했습니다. 우리는 유료주차장이니까 돈을 내고 주차할 텐데 왜 반말부터 하냐고 따졌습니다. 아저씨는 “돈 필요 없다. 꺼지라”고 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경찰을 불렀고,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경찰 말로는 이런 사례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주에게 폭행당한 이주노동자가 경찰서에 가도 말이 안 통해 고소 접수조차 제대로 안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고용센터에서도 같은 차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는데 고용센터 직원들이 늦게 온 사업주를 먼저 불러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 문제가 생겨 진정을 넣더라도 한 달, 두 달 하면서 계속 기다리라고 합니다. 사업장을 바꾸려고 고용센터에 가면 일단 사업주에게 서명을 받아오라고 돌려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은 이주노조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한국 사회가 사회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제가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인종차별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글과 영화로 담아보겠습니다. 쿠다베스(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