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실세로 불렸던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63)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4일 새벽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최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이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지난달 11일 최 의원에 대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던 2014년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1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의원에 대한 영장심사는 12월 임시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회부되지 않으면서 미뤄지다 지난달 29일 국회 회기가 종료된 후 전날 열렸다.
최 의원은 영장심사에서 특활비 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특활비 1억원 수수 사실이 불거진 직후 보좌진에게 “사실이라면 동대구역 앞에서 할복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강하게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영장심사 후 “특활비 수수를 인정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다.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최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관련자 회유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최 의원에게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앞으로 구속된 최 의원을 상대로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받은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다. 또 최 의원이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청와대에 매달 5000만원씩 특활비를 보내라고 요구하고, 후임인 이 전 원장에게 상납액을 매달 1억원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등 특활비 상납 전반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주 중 추가 기소할 방침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원으로부터 40억원에 달하는 특활비를 받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검찰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