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마음...[박완규]

낮은 마음...

                        보낸사람

박완규 <pawg3000@naver.com> 보낸날짜 : 18.10.26 00:15                

낮은 마음...             오랜만에 메일을 씁니다. 오늘도 늦은 저녁 약속 후에 바로 퇴근을 하려다가 너무 오랫동안 메일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회사에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그동안 별고 없으셨죠? 저도 변함없이 사람들 만나고 사람들 챙기고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괜찮은 사람들 2층에 룸 추가 공사를 하였습니다. 기존에 몇 개의 룸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손님들이 룸을 찾는 경향이 있어서 보름 동안 추가 공사를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12~14명씩 들어가는 룸 3개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가운데 문을 열면 24명, 42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공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엊그제는 '괜찮은 사람들'과 '곡성조리과학고'가 업무협약을 위한 MOU를 체결하였습니다. 그날 MOU를 체결하면서 곡성조리과학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1시간이 넘게 강의도 하였습니다. 괜찮은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선생님들이 MOU 체결을 요청해 왔고 엊그제 그 현장을 보기 위해 선생님들께서 단체로 오셨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음식점이 얼마나 힘든 업종인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학교에서 조리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이러한 것은 꼭 교육시켜서 사회에 내보내달라’는 당부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조리고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괜사의 주방을 제공해 주기로 했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이 있으면 얼마든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어제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선배님과 점심을 먹는데 그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살아보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눈이 어두워 욕심을 부릴 때가 있었더라. 나도 사람이니 그런 실수를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이 그 당시에는 이익인 것 같아 했지만 나중에 보니 그 욕심이 결국은 손해일 때가 훨씬 더 많더라….”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살다보면 내 앞에 놓여 있는 떡을 내가 조금 더 먹고 싶은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면 남들 앞에서 내가 조금 더 칭찬을 받고 싶고, 남들보다 내가 좀 더 높아 보이고 싶고, 남들보다 내가 좀 더 잘나 보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누구나 그러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을 들더라도 그것을 끝까지 억누르고 ‘내가 그러면 안 되지...’ 하면서 자신을 다독이고 내려놓을 수 있어야 사람이 사람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눈앞에 있는 떡을 남보다 내가 조금 더 먹게 되면 당장은 배가 부를 수 있겠지만, 내가 남보다 조금 더 잘나 보이면, 당장에는 생각의 포만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부질 없는 일이고 손해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우리는 깨닫게 될 때가 많은 까닭입니다.            누군가와 좋았던 관계가 어느 순간부터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그 원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욕심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내가 너보다 더 갖고 싶은 욕심 때문에, 내가 너보다 잘나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내가 너를 이용해서 뭔가 이익을 보려 욕심 때문에 관계가 어긋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욕심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관계가 어긋나거나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형제간에도 마찬가지고 친구 간에도 마찬가지고 동료 간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내가 더 갖겠다는 마음이 결국은 화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살다보면 어느 날부터 상대가 미워지고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은 상대방의 욕심이 내 눈에 보일 때입니다. ‘저 사람이 내 앞에서 욕심을 부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나, ‘저 사람이 내 앞에서 잔머리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상대에 대해 경계를 하게 되고 조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제는 한 행사장에 갔는데 어느 지체 높으신 분이 기분이 몹시 상해서 중간에 퇴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더니 내빈 소개를 할 때 자기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을 먼저 소개해서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낮은 마음을 갖게 되면 이렇게 기분 나쁜 일이 많이 줄어드는데, 우리가 남으로부터 대접받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그만큼 내 마음이 편해지는데 우리는 늘 더 갖기를 원하고 더 많은 대접을 받고자 합니다. 이러한 마음은 상대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그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퇴근을 하다가 아주 사소한 문제로 아내에게 화를 좀 냈습니다. 하루종일 고생하는 아내에게 제가 화를 내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화를 냈습니다. 저야 남자꼭지라고 화를 내고 나면 그만이지만 그 화를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아내 입장에서는 얼마나 마음이 답답했을까 싶어서 혼자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아내가 날마다 저의 메일을 읽고 있거든요. 제가 글을 쓸 때 늘 조심해야 하는 것은 저를 가장 잘 아는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거짓말을 하면 누구보다도 아내가 가장 먼저 압니다. 저의 24시간을 속속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제 아내에게 존경 받는 일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늙어죽을 때까지 이루기 어려운 목표겠지만 어쨌든 저는 그것을 목표로 날마다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의 글은 늘 아내의 시선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 하순의 금요일입니다. 올해도 이제 두 달 남았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된 것입니다.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by 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