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내용에는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배울 것 또한 많습니다. 아내의 말을 듣고 갑자기 책 제목이 '좋은 가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 보였습니다. 좋은 가정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좋은 나라를 고민하다니요...
하지만 나이가 든 지금도 저는 책읽는 것이 좋습니다.
“무슨 일만 시키면 책을 본다고 그러세요.”
아내는 절대로 악처가 아닙니다. 참 착한 여인입니다. 어제는 다른 날보다 더 힘이 들어서 그런 표현을 했겠지만 그 속뜻은 굳이 청소를 시키겠다는 목적보다 그저 이러한 시비로 저와 대화를 하고 싶은 목적이 더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청소는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이 하는 것 아닌가?”
아내에게 말을 섞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것은 남자가 해야지 그럼 여자가 해야 하겠어요?”
“영화에 보면 여자가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청소기를 돌리면 참 예쁘던데”
“그러면 그런 여자 데리고 오시든지….”
“그 여자가 어디 가면 있는데?”
“길거리에 가면 많이 붙어 있잖아요? 베트남 여자 중매합니다. 하고.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런 나라도 있고...”
“그 여자 데려오려면 많이 힘들까?”
“많이 힘들지는 않을 걸요? 돈이 좀 들어서 그렇지.”
“집에 데려오면 청소만 시켜야 하나?”
“다른 것도 시키고 싶은 것 있으세요?”
“청소 말고...”
“잔소리 말고 청소기나 돌리세요!”
아내는 눈을 흘겼고, 저는 못 이긴 척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윙~~”
청소기를 돌리는데 길어야 5분입니다.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이지요. 거실에 이어 주방까지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제 옆으로 지나가던 아내가 제 엉덩이를 ‘툭’ 치면서 지나갑니다.
청소기 돌리는 남편이 귀엽다는 표시인지 착하다는 표시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분이 좋다는 표시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내가 무슨 일을 시키면 저는 절대로 한 번에 들어주는 법이 없습니다. 늘 실랑이를 한 다음에 들어주곤 합니다. 버티다가 지는 것이지요. 그럴 때면 아내는 항상 의기양양해 합니다. 아내의 그 모습이 저는 참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