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선언효과(Public Commitment Effect)
나는 살다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결심을 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언을 해버리곤 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하겠다고. 예를 들어서 담배를 끊었을 때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는 아침 메일에다가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을 한 다음에 그 다음에 끊었다.
요즘 내가 또 하나 선언한 것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장 50바퀴를 돌겠다고 한 선언이다. 30년이 넘게 새벽 2~3시까지 깨어있는 올빼미 생활을 하다가 나는 최근 들어 새벽형으로 생활 패턴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바꾸려다 보니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 때는 분명 5시에 일어나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그 결심을 이행하지 못할 때가 다반사였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이 공개적으로 선언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방법이 내게 있어 참 좋은 방법이다. 착하지 못한 내가 착하게 살겠다고 선언을 한 뒤에 착한 척이라도 하며 사는 것처럼, 천성이 부지런하지 못한 내가 부지런히 살겠다고 선언을 한 뒤에 부지런한 척이라도 하며 사는 것처럼.
그렇게 척척 하다 보니 조금씩 착해지고 조금씩 부지런해지는 내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오늘 아침 5시에도 어김없이 알람이 울렸다. 알람을 들으며 아침에도 나는 갈등을 했다. 그러면서 안 일어나도 되는 이유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어제 자정이 넘어 잠이 들었고... 오늘은 몸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것 같고... 오늘만 날이 아니니 무리할 이유는 없을 것 같고... 이렇게 핑계를 대며 안 일어나도 되는 나름의 이유들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벌떡 일어나야 했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침 5시에 일어나 운동장 50바퀴를 돌겠다고 선언을 한 입장이기에 그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다. 주변에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것 같다.
뭘 해도 잘되는 사람들은 어떤 결심이 서면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를 좋아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목표를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 알릴 경우 그것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외부의 힘을 활용해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목표를 세우더라도 은밀하게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는 사람은 그 목표가 흐지부지되더라도 누구 한 사람 뭐라 할 사람이 없고 물러터진 사람,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는 비난 또한 들을 염려가 없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어떤 결심을 정말로 이행하고 싶으면 공개적으로 선언을 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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