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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산도 없는데 왜…도심 나타난 고라니, 차에 치여 죽어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 8. 02:06

주변에 산도 없는데 왜…도심 나타난 고라니, 차에 치여 죽어

등록 :2020-01-07 17:01수정 :2020-01-07 17:15

 

대구 도심 한복판에 수컷 고라니 출현
곧 차량에 치여 큰 부상…결국 안락사


7일 오후 대구 도심에 나타나 차량에 치였다가 포획된 고라니가 상자 안에 들어있다. 이 고라니는 동물병원에 옮겨졌지만 심하게 다쳐 안락사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7일 오후 대구 도심에 나타나 차량에 치였다가 포획된 고라니가 상자 안에 들어있다. 이 고라니는 동물병원에 옮겨졌지만 심하게 다쳐 안락사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주변에 야산도 없는 대구 도심의 도로 한복판에 고라니가 나타나는 희한한 일어 벌어졌다. 고라니는 차량에 치여 크게 다친 뒤 결국 동물병원에서 안락사됐다.

7일 오후 1시36분께 대구 중구 대봉동 봉산육거리 근처 달구벌대로에서 고라니 1마리가 나타났다. 이 고라니는 곧 수성교에서 반월당역 방향으로 달리던 차량(SUV)에 치였다. 이후 이 고라니는 다리를 절뚝이며 어디론가 도망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구중부소방서 삼덕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은 주변을 수색해 오후 1시50분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이 고라니를 찾았다. 이 고라니는 동물병원에 옮겨졌다.

동물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 고라니는 폐출혈이 심하고 다리가 완전히 부러진 상태였다. 결국 동물병원 쪽에서는 이 고라니를 안락사했다. 이 고라니는 수컷이었는데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에 해당하는 정도로 성장한 상태였다. 동물병원 관계자는 “고라니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매뉴얼에 따라 안락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라니와 부딪힌 차량은 범퍼만 조금 손상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분지인 대구의 지형상 주변에 야산이 없는 도심 한복판에 야생동물이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중구 공무원과 중부경찰서 경찰관들은 “이런 경우는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고라니가 어디서 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대구 남쪽에 있는 앞산(해발 658.7m) 쪽에서 대구 남북을 가로지르는 신천을 따라 5㎞ 이상을 걸어왔을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

중구 환경과 대기보전팀 관계자는 “고라니는 낮에는 하천 등에 있다가 밤에 움직이는 야행성이고 겁이 많다. 먹이가 부족해서 앞산 쪽에서 신천을 따라서 내려오다가 사람을 보고 놀라서 도로 쪽으로 온 것이 아닐까 유추한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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