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옛날에 제가 데리고 있던 여직원이 부친상을 당해서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감동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며칠 전에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아버님이 오늘을 넘기기 힘드니 가족들을 모두 부르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객지에 있는 자식들과 손주들까지 모두 와서 마지막 인사까지 마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의 말과는 달리 사흘이 지나도록 아버지께서는 가픈 숨을 몰아쉬며 임종을 하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보다 못한 어머니가 “이제 고생 그만하고 얼른 가시오. 무슨 미련이 있다고 이 고생을 하요.”하며 어서 떠나시라 했답니다.
그때 간호원이 “혹시 아버님이 아직 못 본 분이 있나요?”하더랍니다. 그러자 퍼뜩 떠오른 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아버님의 형님인 큰아버지였답니다.
살면서 가족들이 큰아버지로부터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어머니가 절대로 큰아버지에게는 아버지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말라고 했답니다.
알리기만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하니 그 서운함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간호원의 말을 듣고 어머니가 “느그 큰아버지에게 연락이나 해봐라.”하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