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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지쳤다”…소설 〈붕대 감기〉 윤이형 작가 활동 중단 선언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2. 4. 04:46

“지치고 지쳤다”…소설 〈붕대 감기〉 윤이형 작가 활동 중단 선언

등록 :2020-01-30 11:34수정 :2020-01-31 02:35

 

지난해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지치고 지쳤다…” 인스타그램에 심경 남겨
신작 ‘붕대 감기’ 북토크는 예정대로 진행



지난해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인 윤이형(사진)이 작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결혼 제도와 양육의 문제를 다룬 중편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지난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최근에는 계층과 신분이 다른 다양한 여성들이 벌이는 투쟁과 연대를 다룬 경장편 <붕대 감기>를 내놓은 바 있다.


윤이형은 지난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붕대 감기>는 당분간 저의 마지막 단독 저서가 될 것 같다. 문단에서 더 이상 소설가 혹은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지 않기로 했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어떤 이익이든 얻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졌다”고 썼다. 그는 “소설로 독자들을 만나는 것은 저에게 정말 순수하게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더는 일하지 못하겠다”며 “지치고 지쳤다. (…) 이곳을 나아지게 해야 한다는 마음도 이제 그만 갖고 싶다. 이 시스템을 만든 분들, 멀리서 젊은 작가들 내려다보며 논평하고 평가하고 대견해 하거나 일침 놓는 분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셨으면 하고 현장으로 와서 직접 무언가를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단 관계자들은 지난해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그의 결정에 올 연초에 불거진 이상문학상 거부 사태 역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했다.

윤이형은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에스에프(SF)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활발히 써 왔다. 2016년에 불거진 문단 성폭력 사태 당시에는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문단의 성차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올 상반기에 출판사 마음산책에서 짧은소설집을 낼 예정이었지만, 취소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붕대 감기>를 낸 출판사 작가정신의 황민지 편집장은 “작가가 다음달 12일과 19일에 있을 <붕대 감기> 북토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