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왜냐면] 코로나19가 들춘 사실들 / 변창흠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4. 8. 02:40

[왜냐면] 코로나19가 들춘 사실들 / 변창흠

등록 :2020-04-06 18:01수정 :2020-04-07 02:39

 

변창흠 ㅣ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코로나19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968년의 홍콩독감, 2009년의 신종플루에 이어 세번째로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감염병이다. 코로나19는 전세계 경제활동과 교류를 동결시키면서 국제사회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세계적 감염병 위기에서 각 나라들이 대응하는 자세와 방식을 보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우선, 국민의 보건·안전·생활과 직결된 서비스는 국가와 공공이 직접 관리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감염 진단을 제때 못 하는 나라가 많아서 우리의 공적 건강보험과 의료체계가 새삼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

 

과학적인 사전 진단과 투명한 정보공개,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 방식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지역감염이 확인된 이후에야 지역과 국경을 봉쇄하는 국수적인 고립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위기 때 발현되는 우리의 공동체 의식도 새삼 돋보인다. 해외에서 나타나는 생필품 사재기와는 대조적으로 착한 임대료 운동이나 착한 소비운동이 자발적으로 등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에서도 임대아파트, 상가, 산업단지의 임대료 감면은 물론 화훼농가 살리기 등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비로소 확인한 부끄러운 현실도 많다. 우선, 집단감염을 일으켰던 대규모 사회복지시설의 열악한 실태가 드러나게 되었다. 청도대남병원으로 대표되는 정신질환자 시설, 장애인 거주 시설, 노인요양병원 등이 그것이다. 지역사회로부터 분리된 집단 수용 시스템이 문제가 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작한 지원주택은 집단시설이 아닌 주택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거주하며 정신질환자나 장애인, 노인의 치유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엘에이치에서도 가정폭력피해자 주택을 비롯해 고령자복지주택 같은 지원주택을 전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시작된 재택근무는 넓고 쾌적한 주택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주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반지하와 옥탑방과 같은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집이 아닌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가 228만가구에 이른다. 비좁은 공간, 채광·단열·방음이 안 되는 곳에서 사회적 거리 유지는 구호에 불과하다. 엘에이치, 서울주택도시공사(SH), 영등포구청은 올해 1월 영등포역 쪽방촌을 철거하고 임대주택을 건설하여 거주민을 재정착시키는 순환형 개발을 발표하였다. 더 나아가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엘에이치는 쪽방 등 비주택 거주자들을 전수 조사하고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재난과 경제위기는 결코 공평하지 않다. 취약계층은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반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평등은 더욱 확대된다. 감염병 대유행과 경제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금, 취약계층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가장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 엘에이치는 위기에 처한 기업과 국민들에게 최후의 보루이자 경제 활성화의 선도적인 투자자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슈코로나19 세계 대유행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35864.html#csidxf79dd1e33c8859494873bf29b29d3f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