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독한 세상에 난무하는 말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7. 23. 20:47

독한 세상에 난무하는 말

 

 

 

 

 

 

요즘도 각 언론사에서 칼럼을 써달라고 요청해 올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 모 언론사에 쓴 칼럼을 통해서 올해는 우리가 좀 더 건강한 사회에서 살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는 글을 썼습니다.

 

우리의 삶은 늘 개인적으로는 버겁고 사회적으로는 절망스러움을 자주 느낍니다. 이 생각은 저 혼자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치열한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 합리적인 판단체계를 갖추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논리는 합리적인 판단이나 이성이 아닌, 여전히 동물적 욕구와 배설의 욕구에 기반 한 들판의 논리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각 언론사가 날마다 쏟아내는 기사들을 봐도, 각 정당들이 날마다 쏟아 내는 논평을 봐도 이것은 기사도 논평도 아닌 그저 동물적 배설에 가까운 행위라는 생각이 자주 들기 때문입니다.

 

여야 불문하고 네가 주장하면 그것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도 반대부터 하고 봅니다. 신뢰와 원칙 대신에 변칙이 난무합니다. 서로를 응원하는 말 대신에 어떻게 하면 더 독한 말로 상대를 자극할 것인가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전투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선 인생을 더 많이 산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많이 배운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과 깊이에 큰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어른은 없고, 더 자극적이고 더 독한 말을 쏟아내는 자객들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들이 내품는 말은 얼핏 수려한 어휘와 화려한 독설로 무장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그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에게는 엄청난 호응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먹이를 앞에 둔 핏발선 짐승의 모습과 너무나 많이 닮아 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 제목만 보면 이 기사는 어느 언론사에서 작성했는지 금방 알 수가 있는 세상입니다. 지금처럼 독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해갈수록 세상은 더욱 독해질 것이고, 그렇게 독해진 세상은 독한 그들에겐 천국과도 같을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가 박쥐이듯이 각종 독한 말을 퍼트려 우리 사회를 더 독하게 만드는 숙주는 누구입니까? 우리의 후손들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나라를 물려주려고 하는 것입니까?

 

사회 전반을 보면서 그 걱정이 앞서는 요즘입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