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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 혁신, 이제야말로 / 김영철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7. 28. 08:36

[기고] 교육 혁신, 이제야말로 / 김영철

등록 :2020-07-26 17:39수정 :2020-07-26 19:05

 

김영철 ㅣ 공주교대 영어교육과 교수

 

<한겨레>를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는 독자로서 최근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김누리 교수, 최성수 교수, 김종영 교수의 글을 읽고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최근까지 김누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고,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 교육이 독일 교육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지만 대학통합네트워크, 무상교육, 고교평준화, 대학입시 자격화 등은 이제 우리도 생각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먼저 대학통합네트워크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학 서열화로 고착되어 있는 계층 구조가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학을 서열화하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내 자녀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대학에 입학해 그곳에서 능력을 갈고닦아 사회에 나가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상황에 맞게 먼저 국공립대학통합네트워크를 실시하여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대학의 학과를 선택하여 자기 뜻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점차 사립대학까지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까지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대학까지 실시되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의 현실에서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상아탑으로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적성에 맞는 대학의 과를 선택하여 그곳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장차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대학은 대학 재학 중에 최선을 다한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고교평준화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이 계속 자기 능력에 맞게 진로를 모색하면서 중·고등학교 공교육에서도 기쁨과 보람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입시교육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입 준비를 위한 획일화된 교육을 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교육의 즐거움보다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고통스러운 교육을 참아내고 있다. 이러한 입시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왜 내가 공부를 하고 있으며 장차 사회에 나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넓게 공부를 하지 못하고 단지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넓게 펼쳐 있는 아름다운 숲은 보지 못하고, 그 안의 나무들만 보면서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이 입시 교육 제도에서의 고교평준화는 하향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고교평준화로 하향 교육이 아닌,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자기 능력을 발휘해서 사회에 나가 각자 분야에서 자기의 길을 가도록 우리 기성세대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 입시 자격화는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꼭 실현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오직 대학 입학만을 위한 입시 교육은 교육 현장을 황폐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체제 안에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정서적 교류와 협력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결국 학생들의 정서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왔다. 학교는 많은 학생이 모여 서로 협력하면서 지적 능력을 쌓아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 오직 서열만을 위한 입시 위주의 교육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과 배려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학 입시 자격화를 통하여 대학 이전의 교육을 정상화하면 학생들의 정의적 영역과 인지적 영역이 함께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입시 자격화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들의 적성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서 더 열심히 자기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입학보다는 졸업에 더 엄중한 잣대를 대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된다. 이와 관련한 대학 입시 제도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입시 제도처럼 학생들의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알아보는 시험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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